by연합뉴스 기자
2019.06.16 09:16:18
“신안선 발굴 현장, 어두워서 감시 힘들어…그물 활용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1323년 중국 경원(慶元, 오늘날 닝보)에서 일본으로 가다 전남 신안 앞바다에 침몰했다고 추정되는 무역선인 ‘신안선’ 발견은 우리나라 수중고고학 서막을 올린 사건이었다.
신안선은 1975년 신안 증도 인근에서 어부 그물에 중국 도자기 6점이 걸려 올라오면서 그 존재가 알려졌다. 정부는 이듬해 조사에 돌입했고, 1984년까지 발굴조사를 통해 유물 2만4천여점과 28t 무게 동전 800만개를 찾아냈다.
문화재청과 대전지방경찰청은 지난 3월 불법 문화재를 은닉한 혐의로 A씨를 검거한 사실을 13일 발표하면서 그가 소장한 중국 도자기 57점을 1983년 무렵 도굴한 신안선 유물로 판단했다.
A씨가 외국에 이 도자기들이 ‘신안선 유물’이라고 소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고, 신안선에서 나온 도자기와 형태와 구성이 흡사하다는 점이 이유였다.
문화재 절도는 공소시효가 10년이지만, 불법 문화재를 몰래 보관하는 은닉죄는 사실상 공소시효가 없어 A씨가 수집한 문화재는 국가에 귀속되게 됐다.
그렇다면 A씨는 36년전 어떤 방법으로 신안선 유물을 손에 넣었을까. A씨가 중국 도자기들이 어머니 유품이라고 주장해 정확한 취득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잠수부를 고용해 유물을 도굴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양순석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은 1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과거 신안선 유물을 발굴할 때 도굴 사례가 있다고 들었다”며 “당시에는 수중문화재에 대한 인식이 낮은 편이었다”고 말했다.
양 연구관은 “신안선 조사 지역은 수심 5m 정도만 들어가도 손이 잘 안 보일 정도로 어둡다”며 “신안선 유물은 수심 20m 지점에 있었는데, 앞이 거의 안 보이는 상태에서 조사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도굴범을 감시하기는 어려운 환경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에 특수부대를 졸업한 군인을 잠수부로 고용해 유물을 훔쳤을 수도 있고, 저인망어선 그물을 활용해 문화재를 건져 올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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