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우의 새털 베이스볼]박병호-김광현 트레이드? 가능한 곳 있다

by정철우 기자
2015.04.25 11:05:40

사진=KBS
사진=KBS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

새털 베이스볼 한 달, 처음으로 주제에서 조금 벗어나볼까 합니다. 이유는 뭐 늘 똑같습니다. 오늘은 새털데이(Saturday)니까요.

오늘 소개하고 싶은 이야기는 사람이 아니라 프로그램입니다. 다만 사람을 이야기 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제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그 프로그램은 바로 매주 일요일 밤 12시, KBS1TV를 통해 방송되는 ‘스포츠이야기운동화(話)2.0-스포츠 대작전(이하 스포츠대작전)’입니다.

스포츠대작전은 국내 방송사상 처음으로 시도되는 스포츠 판타지게임 프로그램입니다. 출연자가 단장이 되어 선수를 영입하고, 그 선수의 성적에 따라 승.패를 가리는 프로그램인데요.

24일, 그 녹화 현장을 찾아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우선 이 프로그램은 참 재미 있습니다. 입담 좋은 배우 박철민, 개그맨 황현희, 썸남썸녀로 유명한 레이디 제인과 홍진호, 스포츠 아나운서 정인영, 해설위원 조성환 까지. 케미스트리 좋은 출연자들은 쉴 새 없이 이야기를 늘어놓습니다.

야구가 주제가 된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죠.



가장 놀랐던 건 이들이 너무도 진지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방송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잘 들지 않았습니다. 분 바른 사람 믿지 말라는 말 처럼, 방송의 뒷 모습은 가식이 따르는 것이 보통인데요. 이 방송에선 거짓을 읽기 어려웠습니다.

우승하면 원하는 팀의 전지훈련을 보내주는 것이 유일한 특전이더군요. 하지만 열기는 거의 로또 방송 수준이었습니다. 이기고 싶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어떤 것이건 보기 좋다는 걸 이들을 통해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각자의 선수들의 성적을 9개 부분으로 나눠 누가 더 좋은 성적을 거뒀는지 겨루는 것도 흥미로웠지만 무엇보다 재미있었던 건 단연 트레이드였습니다.

KBO리그는 트레이드에 매우 보수적이죠.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트레이드로 팀을 옮기는 경우는 거의 드뭅니다. 트레이드 실패에 대한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인데요.

스포츠대작전에서는 그런 것 없습니다. 단지 한주간 우리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느냐 없느냐만이 중요합니다. 아프고 부진한 선수? 바로 교체 카드가 됩니다. 조금 냉정해 보일 수 있지만 늘 머릿속으로만 생각해봤던 것들이 가상이지만 현실로 이뤄지는 것을 바라보는 기분이 묘한 설렘을 안겨줬습니다.

김광현과 박병호의 트레이드. 생각만 해도 짜릿하지 않습니까? 실제로 일어난다면 멘붕에 빠질 분들이 많겠지만 가상이라는 전제가 있으니 또 그 나름의 재미가 있더군요.

야구를 하는 사람이라면 감독을 꿈꿔 보겠죠. 야구를 하지 않았던 사람이 야구로 꿈꿀 수 있는 가장 좋은 직업 중 하나는 바로 단장일 겁니다. 스포츠대작전은 바로 그 단장 가상 체험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보는 내내 괜히 같이 긴장되고 설렜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건 아닐까요.

월요병이 가장 두려워지는 시간 일요일 밤 12시. 잠시 현실을 떠나 야구를 통한 재미있는 상상을 원하신다면, 스포츠 대작전,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