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PD의 연예시대②]로이스터와 이준익 감독의 공통점

by윤경철 기자
2008.04.21 11:03:31

▲ 영화 감독 이준익과 프로야구 롯데의 감독인 제리 로이스터(사진=김정욱 기자)

 
[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로이스터와 이준익.

두 사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두 사람 모두 분야는 다르지만 감독이라는 점과 자율을 중요시하는 인물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태어난 곳과 하는 일은 다르지만 자율이라는 큰 명제 하에 성공시대를 열어가는 두 사람을 비교해봤다.

롯데는 올해 확 달라진 분위기를 보인다. 아직 초반이기는 하지만 만년 꼴지라는 타이틀을 벗어던지고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가을야구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 그 중심에는 다름아닌 로이스터 감독이 있다.
 
로이스터 감독은 패배주의에 젖어있던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러일으키면서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로이스터 감독은 부임 후 ‘자율야구’를 표방했다. 전지훈련 때의 적은 훈련량은 로이스터식 자율야구의 상징이다. 단체 훈련을 줄였지만 선수의 책임은 강조했다.
 
이준익 감독도 마찬가지다. 그는 현장에서 크게 지적하지 않는다. 디테일은 강하지만 큰 선만을 이야기할 뿐 관리형 감독처럼 대사 하나하나에 대해 토씨를 달지 않는다. 감독의 생각을 일단 전달한 뒤 그 생각을 따라하게 만든다. 큰 그림 아래 틀을 벗어나지 않으면 별로 개의치 않는다. 다만 자신의 역할을 분명히 해주고 그에 맞는 일을 해주기를 바란다.



칭찬과 격려에 인색하지 않는 점도 판박이다. 로이스터 감독은 선수들과의 스킨십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수들이 홈런을 치고 들어오면 직접 안아주기도 하고 등을 토닥이기도 한다. 호투를 했을 때는 잊지 않고 격려의 말도 전한다. 칭찬을 자주하면 버릇이 나빠진다며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우리 문화와는 큰 차이가 있다.
 
이준익 감독 역시 신바람을 내는 감독이다. 영화 ‘왕의 남자’로 극복하기는 했지만 그는 한때 수십억원을 빚을 졌던 사람이다. 하지만 그를 만나면 언제나 환한 얼굴이다. 주위사람을 칭찬하는 데도 익숙하다. 그의 칭찬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솔직히 관심을 먹고 자라는 배우나 스태프들에게 칭찬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칭찬은 듣는 이를 밝게 하고, 자신감을 심어준다. 이 감독은 바로 이런 점을 바탕으로 1천만 관객 동원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루저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점도 다르다. 이준이 감독은 루저들의 삶을 즐겨 다룬다. ‘라디오 스타’의 박중훈, ‘즐거운 인생’의 김상호 정진영 김윤석 등에 이르기까지 그는 늘 실패한 사람들의 편에 서서 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로이스터 역시 타팀에서 퇴물 취급을 받았던 마해영에게 제2의 인생의 기회를 준 점이 인상적이다.

현실을 인정하고 그곳에서 다양한 변화를 모색하는 점도 엇비슷하다. 로이스터 감독이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많은 사람들은 동양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며 그를 폄하했다.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 한국문화를 이해하려고 했고 현실속에서 다양함을 추구하고 있다. 이 감독 역시 조건순응적인 인간이다. 그는 주어진 상황 속에서 '맥시멈'의 효과를 얻어내려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