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수혜 톡톡히 누린 지방금융그룹...‘3분기 실적 껑충’

by전선형 기자
2021.10.21 05:30:00

BNK·DGB·JB금융 순익 전년비 37.4%↑
4대 금융지주 증가율보다 3배 높아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지방금융그룹들이 올해 3분기 큰 폭의 실적 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의 시중은행 가계대출 규제 여파로 대출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지방은행으로 몰리면서 대출자산이 크게 증가한 데 따른 영향이다.

20일 BNKㆍDGBㆍJB금융그룹은 이달 말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아직 공시를 하지 않았지만, JB금융그룹이 26일에 실적을 발표하고 뒤이어 BNKㆍDGB금융그룹은 28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지방금융그룹들이 3분기 역대급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에프앤가이드(FnGuide)는 BNKㆍDGBㆍJB금융그룹 등 3개 지방금융지주의 3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를 5065억원으로 전년 동기(3686억원)에 비해 37.4%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같은 기간 KBㆍ신한ㆍ하나ㆍ우리금융지주 등 4대 대형 금융지주의 실적 증가율(12.20%)과 비교해 3배 가량 높은 수치다.

개별 지주사별로 보면 BNK금융의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2351억원으로 전년 동기(1474억원) 보다 59.5%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3분기 누적 순익은 7247억원으로 전망되며 지난해 전체 순익(5626억원)을 이미 뛰어넘은 셈이다. DGB금융과 JB금융의 3분기 당기순이익도 각각 1375억원, 1339억원으로 전년 대비 32.85%, 13.74%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DGBㆍJB금융 모두 3분기 추정 순익이 지난해 총 순익을 넘어섰다.



이번 지방금융그룹 3인방의 실적 증가 전망은 단연 ‘대출 자산 증가’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저하에 따른 기저효과도 있지만, 올 초부터 대출 자산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이자 마진을 톡톡히 낸 것이 주효했다. 올해 상반기 지방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시중은행을 앞설 정도로 높게 나타났다. 부산·경남·대구·광주·전북은행 등 5개 지방은행의 올해 상반기 가계대출 잔액은 49조9000억원으로 전년말(46조3000억원) 대비 7.6% 증가했다. 같은 기간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2.8%)의 두 배를 넘는다.

이는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대출 규제를 강하게 압박하면서, 대출 수요자들이 지방은행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에게 전년 대비 대출 증가율을 6%로 맞출 것을 권고했다. 물론 지방은행들도 대출 규제를 받았지만, 시중은행보다는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수준의 목표치를 권고 받았다.

가계대출이 늘어나면서 대손비용이 감소한 영향도 크다. 대손비용은 외상 매출금, 받을어음, 대출금 따위의 매출 채권 가운데 회수할 수 없게 된 금액을 말한다. 시중은행들은 건전성이 높고 담보가 확실한 가계대출 중심으로 영업을 하고, 지방은행은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중소기업 대출 위주로 영업해왔는데 올해 지방은행으로 가계대출이 몰리면서 대손비용률이 낮아진 것이다.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개선된 것도 대손비용률을 낮추는 데 영향을 미쳤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아무래도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규제를 덜 받으면서 가계대출이 늘어난 부분도 있고, 금리 상승과 함께, 연체율까지 좋아지면서 이자마진을 크게 누렸다”며 “최근에 지방은행들도 대출 한도가 다 차면서 일부 대환대출을 막는 등 관리 모드에 들어갔지만 연말까지는 지방은행들의 대출 규모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