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th SRE][업황진단]카드·정유업 경고등이 켜졌다

by하지나 기자
2014.05.13 07:00:00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건설업, 해운업, 증권업종의 부진이 해묵은 논쟁이라면 신용카드와 정유업종은 최근 들어 급격하게 업황이 악화하며 새롭게 위험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19회 SRE에서 최근 6개월간 업황이 악화된 업종을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21%(23명)가 신용카드를 꼽았다. 또 15%(16명)는 정유 산업을 선택했다. 18회에서 구조조정이 필요한 산업을 묻는 질문에 각각 1표와, 0표를 받았는데 6개월만에 업황이 악화됐다고 평가한 것이다.

신용카드사의 경우 최근 불거진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영향이 크다. 금융당국은 1억여 건의 고객정보를 유출한 KB국민·롯데·NH농협카드사에 대해 3개월 신규 영업정지 징계를 내렸다.

단기적으로 카드해지 및 탈퇴로 인한 기존고객 이탈과 카드재발급 비용 등이 발생할 전망이다. 또 카드 위·변조 및 복제 등에 따른 2차 피해 발생시 해당 카드사들이 전액 보상할 방침으로 잠재적 비용 발생 가능성도 남아있다. 영업정지 조치로 신규회원 모집이 제한되고 신뢰도 훼손으로 향후 수익 기반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올해 개인정보 유출사고로 해당 카드 3개사가 5400억원 가량의 손해를 입을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수익은 지난해보다 40~5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사실 신용카드 산업은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성장성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그런데 정부 규제는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무엇보다 정부의 체크카드 활성화 의지가 크다. 정부는 올해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15%에서 10%로 축소하는 한편, 체크카드는 기존 30%를 유지했다. 하지만 체크카드는 신용카드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진다. 체크카드는 할부, 카드대출, 리볼빙 등 신용공여 서비스 제공이 제한돼 신용카드에 비해 수수료율이 낮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정부는 가계부채 부담 경감, 사회 전체적인 결제비용 감소, 신용카드 구조 선진화 등을 유도하기 위해 체크카드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대출 억제에 대한 정부 규제는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높은 운용수익률을 나타냈던 카드대출 부문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70%에 달하던 카드대출 비중은 20% 미만으로 하락했고 2003년 최고 78.9%에 달했던 카드대출 자산비중도 32.4%까지 낮아졌다. 60%에 달하던 카드대출 수익 비중 역시 2013년에는 20.7%로 하락했다.

한신평 관계자는 “2010년 하반기 이후 현금서비스, 카드론 취급수수료가 폐지되고 대출금리 인하를 위한 정부규제가 지속됐다”면서 “또 카드대출 충당금 적립기준 강화 등의 영향으로 대손률이 크게 상승하면서 연평균 8%를 웃돌았던 수익률이 2013년 5.3%까지 하락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11월부터 여신전문금융회사에 대출금리 모범규준이 적용되면서 카드사들이 잇따라 대출금리를 낮추고 있다. 지난해 신한카드, 삼성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는 카드론 금리를 평균 0.9%포인트, 현금서비스는 0.6%포인트를 인하했다.



4월 24일 S-OIL을 시작으로 5월 초까지 정유업계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질 예정이지만 이미 시장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S-OIL은 연결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472억3500만원으로 전년대비 85.5% 줄었다. 정유부문에서 52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부진한 실적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SK이노베이션 또한 연결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2262억원으로 전년대비 67.5% 줄었다. 화학부문 영업이익이 파라자일렌(PX) 스프레드 축소로 47% 감소한 영향이 컸다. 이같은 실적 부진은 국내 정유사들이 앞다퉈 생산시설 증강에 나서면서 PX 마진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평균 PX 마진은 톤당 327달러를 기록하며 전분기대비 29% 급락했다. 지난해 기준 벤젠, 톨루엔, PX 제품의 영업이익 기여도가 81%에 달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PX 마진 하락에 따른 실적 악화는 당연한 수순이다.

문제는 올해에도 PX 설비가 추가 증설되면서 공급과잉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올해 글로벌 PX 설비규모는 전년 대비 11% 증가할 전망이다. 2~3년 전 공사를 시작했던 동아시아 중심의 PX 증설 프로젝트가 올해부터 완료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SK이노베이션, 삼성토탈 등 340만톤 증설이 완료된다.

반면 전방업체인 고순도 테레프탈산(PTA)와 관련해 국내 수출의존도가 높은 중국이 정부의 유동성 규제로 설비 가동이 어려울 전망이다. PTA는 PX를 가공한 원료물질로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섬유, 타이어코드, 필름, 병 등의 원료로 사용된다.

김선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PET 체인 업체는 지방정부의 대출로 운전자본을 획득해 설비를 가동하고 있다”면서 “현재 중국 정부의 유동성 축소 정책은 가동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욱이 미국의 석유제품 수출 지역이 아시아, 아프리카까지 확대되면서 정제마진 개선 가능성도 낮다. 2000년 중반 이후 미국의 원유생산량이 증가하면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브렌트유, 두바이유보다 가격이 저렴해졌고, 이를 이용한 정제설비의 가동률 또한 증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