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PD의 연예시대①]관리형은 가라! 비, 보아...자율형 연예인이 뜬다

by윤경철 기자
2008.04.21 11:03:25

▲ 끝없는 자기 관리와 도전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자율형 연예인' 가수 비와 보아(사진=김정욱 기자)

[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자율형 연예인이 각광을 받고 있다.

로이스터 감독이 이끄는 롯데의 자율야구가 프로야구에서 각광을 받는 요즘 자발적 의지로 성공시대를 열어가는 연예인들이 주목받고 있다.

자율형 연예인들은 대부분 출발은 기획형 연예인들이지만 이 속에서 진화를 거듭한다는 점이 다르다.

연예계는 한때 아이들 스타들이 각광을 받으면서 관리형 연예인이 인기를 끌었다. 연예기획사의 철저한 기획하에 교육을 받고 트레이닝 돼 나온 아이들 연예인들은 기존과 다른 파워풀한 안무와 퍼포먼스를 선보이면서 기성 가수들을 압도했기 때문이다. 철저하게 트레이닝 된 이들은 자로 잰 듯한 안무와 준비된 캐릭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고 이는 인기로 이어졌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았던 기획형 연예인들은 기획사가 정해놓은 한계 이상을 뛰어넘지 못하면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특히 요즘처럼 인터넷이나 모바일의 발달로 볼거리가 많아지는 상황에선 이런 문제점이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기획형 가수에서 진화한 자율형 가수 중 대표적인 인물은 가수 비다. 가수 비는 박진영의 철저한 메뉴얼에 의해 탄생된 가수다. 박진형의 춤과 노래, 노하우를 전수받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비는 누가 가르쳐주지 않는 가운데에서도 자신만의 노력으로 박진형을 뛰어넘었다. 박진영이 길러낸 다른 가수들이 그의 그늘을 벗어나 크게 빛을 보지 못하는 점을 감안한다면 비의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한다. 솔직히 지금의 비의 모습에선 박진영의 그림자를 찾을 수가 없다. 비는 박진영이 그에게 가르쳐준 춤을 자신의 것으로 철저하게 마스터 했고 이를 바탕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준다. 노래 역시 마찬가지다. 박진영은 국내 댄스가수 중 손꼽힐 정도로 빼어난 가창력을 자랑한다. 솔직히 순수한 가창력만 놓고 본다면 박진영이 비보다 낫다. 하지만 비는 자신의 부족한 가창력을 춤과 퍼포먼스로 보완했다. 비는 여기에 연기라는 새로운 무기까지 장착해 월드스타로의 가치를 높여가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비가 이런 존재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기에 가능했다. 비는 필자와 가진 인터뷰에서 “나는 무대에서 떨린 적이 없었다. 그건 연습 때 같은 동작을 수천번 반복했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단점이 많은 내가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누가 시키지 않더라도 나 스스로 잘못을 찾고, 단점을 보완하려 애썼기 때문이다”고 털어놨다.

보아도 자율형 연예인 중 한 명이다.

보아는 연습생 시절부터 잔소리가 필요 없었다. 한마디로 자신이 해야 되는 것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것. 그를 가르쳤던 모든 사람들은 "연습을 좀 더 해야 되지 않겠냐"며 그녀를 다그쳐본 적이 없다고 한다.

보아 외에도 연습시간 한시간 일찍 도착하는 동방신기 멤버들이나 아이들의 한계를 딛고 새로운 캐릭터로 거듭나고 있는 젝스키스의 은지원 등이 대표적 자율형 연예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