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은 이미 달러 환전·인출·송금 제한…국내에도 불안 확산

by김인경 기자
2019.06.10 05:35:00

규정 변화 없이 달러 환전 거절하는 경우 급증
"관세부과 장기화+외인 자금이탈 대비 포석"

[베이징=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신정은 기자]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중국 내 외환통제가 본격화된 모양새다. 역외 시장에서 달러 가치가 오르고 위안화 약세가 이어지자 달러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소식은 국내 자산가들 사이에서 빠르게 공유되면서 달러 확보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9일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7일 위안화 기준 환율은 달러당 6.8945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전 거래일보다 위안화 가치가 0.06% 내린 것이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 2000억달러 어치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상향하겠다고 밝힌 후 달러와 견준 위안화 가치는 2.6% 가량 하락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건 위안화 가치가 내리자 중국 정부가 달러 수요를 통제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중국에서 개인은 연 5만 달러를 넘지 않는 선에서 은행에서 달러를 바꾸거나 외화 예금을 인출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별다른 발표도 없이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먼저 중국 일부 대형 은행은 단일 거래로 3000달러를 사려는 개인과 국민에게 신청서를 받고 있다. 기존 5000달러보다 하향된 수준이다.

게다가 중국은 달러 구매를 관광이나 유학, 출장, 의료행위 등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활동’에서 가능하도록 하고 있지만 최근 이 신청을 ‘퇴짜’ 놓는 경우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민은행의 고문을 지낸 유용딩 중국 사회과학원 선임연구원이 해외에 사는 친척의 여행경비를 송금하려 했다가 거부를 당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유 연구원은 위안화와 중국의 외환정책 분야의 가장 존경받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유 연구원은 “개인적으로 자본 통제를 지지하고 있지만 때로는 당국이 지나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중국은 캐나다 밴쿠버와 미국 샌프란시스코 등 해외 고급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도 막고 있다. 개인의 투자는 물론 기업들의 투자까지 핵심 비즈니스에 해당하지 않으면 정부가 승인을 하지 않는 상황이다.

중국이 이처럼 ‘달러 봉쇄’에 나선 것은 미국의 관세폭탄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관세 부과로 수출이 감소하면 무역 수지 흑자가 줄어드는데다 중국 경기둔화까지 이어지면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이미 일각에선 중국의 외환위기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다.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3조1000억달러에 달하고 이 중 3분의 2가 달러화 표시 자산이지만, 이미 중국의 대외채무가 막대해 유사시 이 자금고도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중국의 대외 채무는 1조9700억달러에 달하는데다 중앙정부나 공공기관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책임을 지는 국영기업의 회사채 역시 계속 불어나는 상황이다.

케빈 라이 다이와캐피탈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외부로 돈이 나가지 못하도록 틀어막고 있지만 갑작스러운 충격이 가해지면 현재 보유한 달러만으론 위안화 절하를 막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AFPBB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