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갑질논란` 프랜차이즈 늪에 빠진 사모펀드

by장순원 기자
2017.07.26 04:59:17

잠재 리스크 부각하면서 출구전략 차질

[이 기사는 7월 25일(화) 16시에 이데일리 IB정보 서비스 "마켓인"에 표출됐습니다]

[이데일리 증권시장부 장순원 기자]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는 외식 프랜차이즈를 팔아봐야 제값 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까지 나선 상황이니…”

한때 사모펀드(PEF)업계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주목받던 외식 프랜차이즈업체가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사업환경이 악화하면서 자금회수(엑시트)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문재인 정부의 갑질 청산의 표적이 되면서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외식업체를 경쟁적으로 사들였던 PEF들이 자금회수 전략 수립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실 몇 해 전만 해도 외식업체는 PEF의 단골 투자처였다. 공차(유니슨캐피탈), 할리스커피(IMM PE), 놀부(모건스탠리프라이빗에쿼티) 같은 매물이 나오자마자 PEF들이 재빨리 낚아챘다. 사업구조가 비교적 단순하고 꾸준히 현금이 유입되는 장점을 갖고 있어서다. 경영구조만 개선한 뒤 팔면 짭짤한 수익을 남길 수 있다고 판단한 PEF 사이에서는 인수 열풍까지 불었다. 하지만 활발한 투자에 견줘 자금회수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면서 투자 열기가 식기 시작했다. 버거킹을 사들였다가 3년 만에 100% 수익을 내고 되판 VIG파트너스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매각에 어려움을 겪거나 헐값매각에 내몰렸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은 떨어지는 반면 매각가가 여전히 높다는 인식 때문이다. 놀부나 할리스는 매각에 실패했다.

최근엔 프랜차이즈 본사의 불공정행위, 이른바 갑질행태가 부각하면서 인수합병(M&A)시장 분위기가 더 냉랭해졌다는 전언이다. 실제 공정위는 얼마 전 주요 외식업종 프랜차이즈 본사를 대상으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우월한 지위를 남용해 가맹점에서 수익을 빼냈다고 판단에서다.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는 직영보다는 가맹점을 모집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본사는 가맹점이 확장하는 시기에는 가맹비나 초기 물품사업대금 명목의 매출이 급격히 늘어나는데, 가맹점 모집이 정체되면 매출도 확 떨어져 재료 공급이나 인테리어로 추가수익을 확보하다 보니 가맹점주와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매수자에게 프랜차이즈는 불안요소가 잠재된 매물인 셈이다.

실적이 개선되며 경쟁력을 갖췄더라도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상황에서는 매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고 잠재적 불안요소를 가격에 어느 정도나 반영할지를 두고 의견이 갈려 당분간은 매각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의견도 많다. 이러다 보니 재매각 대신 울며 겨자먹기로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회수로 방향을 틀고 있고 외식 프랜차이즈 매력이 떨어지면서 PEF에서 신규자금을 끌어들여 사업 확장을 노리던 외식업체들의 행보에도 제동이 걸리는 분위기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대개 매물을 산 뒤 길게는 4~5년 체질을 개선해 되팔거나 혹은 증시에 상장해 수익을 챙기는 구조인데 현재 프랜차이즈는 이런 공식이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