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변 종결 `1박2일` 캐릭터 기상도

by양승준 기자
2012.03.12 11:19:28

▲ KBS2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2
[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 KBS2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2 새 멤버가 첫 여행을 무사히 마쳤다. 김승우·차태현·성시경·주원 등 새 멤버 투입 후 지난 4일과 11일 방송. `강호동·이승기 같은 메인 MC가 없어 힘이 약했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시청자 반응은 비교적 호의적이었다. `새 멤버들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는 평이다. 시청률 성적도 좋았다. `1박2일`은 지난 4일 27.3%(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이승기·은지원·나영석 PD의 고별 방송이 전파를 탄 지난달 26일 방송보다 3.3%포인트나 오른 수치다. 11일 방송도 27.2%의 시청률을 기록, 생방송으로 접어들며 열기가 뜨거워진 SBS `K팝스타`(16.4%)를 제압했다.

`1박2일` 시즌2 첫 여행이 전파를 탄 지난 2주간 방송에서 시청자의 관심을 샀던 것은 신입 멤버들의 캐릭터. 첫 여행인 만큼 네 멤버의 매력을 한 번에 실감하기는 어려웠지만 새 멤버들의 `예능 DNA`를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김승우는 `깨알 수다`로 맏형의 근엄함을 버렸다. `발라드 왕자` 성시경은 자다 일어다 산발이 된 머리도 가감 없이 보여줬다. 그래서 정리했다. 신입의 `1박2일` 좌충우돌 적응기.
▲ 김승우
◇`신생아` 김승우 : 데뷔 22년 만의 첫 리얼버라이어티 고정 출연. 김승우의 의욕은 넘쳤다. 그는 눈치 게임을 하다 점프하며 천장에 머리를 부딪치기도 했다. `1박2일` 구호 욕심도 부렸다. 사과식초 까나리액젓 마시기도 꺼리지 않았다. `중년의 깨방정`은 그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었다. 김승우는 사소한 데 의미를 부여해 소소한 재미를 줬다. "제우스가 신화 속 신들의 왕이잖아, 제우스호 타서 좋았어."라는 식이다.

: 그가 맏형으로서 캐릭터를 어떻게 잡아갈지는 숙제. 리얼버라이어티인데 말투가 다소 어눌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 `김승우 지붕에 머리 박는 거 진짜 웃겼음. 근데 김승우는 이게 얼마나 웃긴 건지 모르고 그냥 넘어가고 ㅋㅋㅋ`(스티브 굿잡스)
▲ 차태현
◇`차귀찮` 차태현 : 차태현은 예능 순발력이 돋보였다. 게임을 하다 또 다른 게임의 아이템을 내 흥을 이어가는 노련함이 빛났다. 꾸미지 않은 엉뚱함도 신선했다. 그는 밥을 준비하며 삼겹살을 계란과 김치와 함께 매치한 황당한 신메뉴를 내 예기치 않은 웃음을 샀다. 아이 같은 천진난만함은 미워할 수 없는 그의 매력이다. 차태현은 투덜을 재치있게 캐릭터로 살렸다. "나 `1박2일`이랑 안 맞는 거 같아" "`런닝맨` 갈래" 라는 게 그 예. 그는 누군가 말하는 데 시간을 끌면 "아 추워, 그냥 가자"라고 투덜대 의외의 웃음을 줬다. 그의 이런 천진난만한 모습에 네티즌은 차태현을 `제2의 은초딩`으로 기대했다. 제작진은 "차태현은 `귀차니스트`"라는 농담도 했다. 차태현이 선보인 신개념 패션도 볼거리였다. 차태현은 첫 방송에서 쫄바지에 등산용 반바지를 언발란스하게 매치해 `1박2일` 시즌2의 `패셔니스타`(?)로 떠올랐다.

: 다른 멤버가 매력을 펼칠 판 깔아주는 배려가 아쉬웠다. 촬영 도중 다른 멤버의 말에 끼어들다가 상대방의 흐름을 끊는 일도 벌어졌다. 강호동이 있을 때는 은지원이 헤집고 다녀도 정리가 됐지만, 아직 `1박2일` 시즌2는 중심을 잡아줄 MC가 없는 상황. 자칫하다간 산으로 갈 수 있는 우려도 배제할 순 없다.



: `이젠 차태현 없는 `1박2일`은 생각할 수 없을 듯`(s4452)
▲ 성시경
◇`엄마` 성시경 : `까칠함`은 없었다. 성시경은 오히려 위기 상황에 느긋하게 대처했다. 매사에 투덜거리는 차태현과 상반된 캐릭터. 그래서 두 사람의 색다른 조합이 방송의 재미를 살리는 효과를 낳기도 했다. 가끔 협상가 기질이 발동해 긴장감을 주기도 했다. 제작진과 밥 얘기를 하다 "라면 안 준다고요? 있는데 안주는 거죠?"라며 날카롭게 응수하는 식이다. 멤버들을 각별히 챙기는 사람도 성시경이었다. 김C가 떠난 `1박2일`에 새 엄마 캐릭터의 탄생. 성시경은 멤버들이 쉬고 있을 때 아궁이에 불을 지피기도 하면서 주변을 정리했다. 시청자투어3탄에서 노인이 남긴 밥을 거리낌 없이 먹던 그의 인간적 따뜻함도 엿보였다. 성시경 특유의 솔직함이 꿈틀대기도 했다. "`거리에서`는 흥얼거리면서 부르는 노래가 아니다. 아주 힘들다. X싸야된다." `예능 잠룡` 성시경이 11일 방송 마지막에 날린 카운터펀치는 강렬했다.

: 캐릭터는 다소 밋밋했다. 너무 점잖았다는 아쉬움도 있다. `예능적 개성 발휘`가 숙제다. 첫 여행에서 잠자리 복불복 등에서 운이 좋아 벌칙을 대부분 받지 않은 게 폭발적인 웃음 유발에는 마이너스가 됐다. 제작진은 "성시경이 아직은 숨을 고르는 것 같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 `새로운 `1박2일`의 좋은 점은 성시경이 안경 벗고 자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거다`(min_chan1010)
▲ 주원


: 주원은 `1박2일`이 건진 `귀요미`였다. 말수가 적어 빠른 `1박2일` 적응에 걱정도 컸던 터. 하지만, 주원은 어머니와 전화하며 "안녕, 뿅"이라는 말로 감춰뒀던 여린 속살을 보여줬다. 다른 멤버들에게 "밥먹으러 오셔용"이라며 막내 짓도 했다. 프로그램의 윤활유가 될 가능성이 엿보였다.`1박2일` 시즌2의 유일한 1980년대생. 역시 체력은 발군이었다. `닭싸움`으로 `1박2일` 게임을 종결하기도 했다.

: 다소 쭈뼛쭈뼛해했다. 주원이 섬으로 이동하는 중간 홀로 있는 시간이 다른 멤버들보다 훨씬 길었다는 점도 악재였다. 다른 멤버들과 어우러져 나올 수 있는 에피소드를 놓친 탓이다. 제작진은 "주원은 남자 같으면서도 애교가 많은 극과 극 매력이 있는 친구"라며 "못 보던 캐릭터니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 `주원 은근 애교쟁이네. 마음먹고 애교부리면 우리 엄마 쓰러지겠다`(hyang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