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윤호중, 민주당 '잔다르크' 박지현의 손을 잡아줄까

by이상원 기자
2022.05.30 06:00:00

윤호중·박지현 갈등 봉합…'선거용 화해'
선거 후 '책임 공방'…더 큰 당 내홍 우려
5가지 혁신 방안…"현실로 이뤄질까"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터진 실밥에 테이프를 붙여놓은 형국이다. 당내 쇄신안을 포함한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용퇴론`을 두고 격화된 윤호중·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간 갈등의 골이 좁혀진 듯하나 곧 다시 터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뜻이다. 당내에서조차 `선거용 화해`라는 우려가 샘솟고 있다.

박지현(왼쪽)·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선대위 합동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사진=연합뉴스)


양 수장은 지난 28일 늦은 오후 긴급 비대위 회의를 열어 △당내 성폭력 등 범죄 행위에 무관용 원칙 확립 △대선 때 민주당 공약을 신속히 이행 등의 내용을 담은 `5가지 혁신 방안`에 합의했다. 지난 24일 박 위원장이 단독 `대국민 호소문`에서 발표한 요구사안을 사실상 다 받아준 것이다.

앞서 박 위원장의 제안에 “개인 입장”이라며 분명한 선을 그었던 윤 위원장의 태도는 왜 바뀌었을까. 열세지만 코앞에 닥친 6·1 지방선거는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사실 혁신안에서 새로울 건 없다”며 “윤 위원장 또한 지금 당장의 사태를 봉합하기 위해 급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히려 선거 이후 더 큰 내홍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당내에서조차 지방선거 결과에 무조건적인 `낙관론`을 제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두 위원장 간 `책임 공방`은 정해진 수순이라는 것이다.

다만 전당대회 또한 앞두고 있어 혁신안의 실현은 또다시 흐지부지될 가능성도 크다. 또 다른 재선 의원은 “어차피 할 것이라면 당 입장에서도 박 위원장이 제시했을 때 받아주었으면 어땠을까”라며 “선거 이후는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온갖 협박에 굴하지 않고, 불법·불의에 저항해 싸워왔다. 청년을 대표하는 결단과 행동이야말로 민주당에 더없이 필요한 소중한 정신이자 가치다”

윤 위원장이 지난 3월 박 위원장을 소개하며 한 발언이다. 과연 선거 이후에도 윤 위원장은 민주당의 `잔다르크`의 혁신에 함께 손잡을까. 윤 위원장의 결단에 민주당의 `혁신`이 달린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