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cm라도 더 멀리' 박성현-김민선의 유쾌한 장타부심 설전

by이석무 기자
2016.04.30 06:07:25

[용인=이데일리 스타in 김정욱 기자] 박성현이 29일 경기도 용인 써닝포인트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6회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1라운드에서 10번홀 티샷을 하고 있다.
[용인=이데일리 스타in 김정욱 기자] 김민선이 29일 경기도 용인 써닝포인트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6회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1라운드에서 10번홀 티샷을 하고 있다.
[용인=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오늘은 성현이 언니에게 완전히 발렸어요(김민선)”, “민선이가 다가와서 ‘내가 더 멀리 날렸다’고 하더라고요(박성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를 대표하는 장타자인 박성현(23·넵스)과 김민선(21·CJ오쇼핑). 순위와는 별개로 ‘장타부심’(장타+자부심)에 관해선 서로 지기 싫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29일 경기도 용인시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6429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1라운드에서 둘은 같은 조에 편성됐다. 김민선은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박성현은 직전 대회 우승자 자격으로 한 조에 편성됐다.

나란히 샷을 때리다보니 자연스레 자존심을 건 장타 대결이 벌어졌다. 물론 눈에 불을 켜고 비거리에만 올인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장타 기회가 찾아오면 서로 멀리 보내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1라운드 순위는 김민선이 6언더파 66타(공동 7위)로 3언더파 69타(공동 38위)에 그친 박성현 보다 앞섰다. 하지만 적어도 장타에서는 박성현이 김민선을 앞섰다.



둘의 장타부심은 유쾌한 설전으로까지 이어졌다. 먼저 인터뷰 룸에 들어온 김민선은 “지난 김해 대회에서 내가 장타에서 이겼다고 자랑하고 다녔더니 성현 언니가 벼르고 있다고 하더라고요”면서 “오늘 완전히 발렸어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욕심을 버리고 살살 치려고 마음 먹었는데 성현 언니 치는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힘껏 치게 돼요”라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그 얘기를 들은 박성현의 얼굴에도 미소꽃이 활짝 폈다. 박성현은 “민선이가 비거리에 엄청 신경쓰더라구요. 같이 치는데 너무 재밌었어요”라며 “난 별로 신경 안쓰고 있었는데 민선이가 다가와서 ‘내가 더 많이 나갔다’고 말하는거에요. 조금만 더 나가도 막 좋아하는 모습이 귀여웠어요”고 말한 뒤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박성현과 김민선은 1라운드에 이어 30일 2라운드에서도 함께 라운딩을 펼친다. 1번 홀에서 오후 12시20분 첫 티샷을 날릴 예정이다.

1라운드는 전초전일 뿐이다. 승부욕은 더욱 달아오를 것이 틀림없다. 티샷을 홀컵에 가까이 보낼수록 유리해지는 것은 두말 하면 잔소리다.

장타자들에게 비거리는 자존심이자 돈이다. 박성현과 김민선의 ‘장타대결 라운드 투’가 더 기대뇐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