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기회 찾는 K생수…전세계 생수 소비 1위 국가는?

by김은비 기자
2023.06.24 07:00:00

싱가포르, 1인당 생수 소비 1위…연간 1348佛 소비
2022년 수입규모 전년比 16%↑
럽 국가 수입 비중이 70%…韓 1.8%로 8위 그쳐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국내 생수 기업들이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가운데 전세계에서 1인당 생수 소비량이 가장 많은 국가는 싱가포르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글로벌 생수 소비 현황(사진=코트라, The Straits Times)
일본에 있는 국제연합대학(United Nations University)의 물·환경 및 건강 연구소가 올해 3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싱가포르는 1인당 생수 소비 지출과 소비량 1위 국가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같은해 싱가포르는 1인당 생수 구입에 1348달러(약 176만원)를 지출했고, 총 1129리터를 소비하며 각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싱가포르 음료 기업인 F&N Foods과 다국적기업인 코카콜라(Coca-Cola), 그리고 프랑스계 다국적기업인 Danone 등 3개사가 싱가포르 생수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수돗물의 수질이 좋지 않아서 생수를 마시는 것은 아니다. 싱가포르 현지 수돗물의 수질은 싱가포르식품청(Singapore Food Agency, SFA)과 세계보건기구(WHO)의 음용수 수질 기준에 모두 부합한다. 하지만 생수를 많이 소비하는 이유에 대해서 현지 전문가들은 생수의 편의성(convenience), 가용성(availability), 그리고 경제성(affordability)을 원인으로 꼽았다. 생수는 저렴한 가격으로 슈퍼마켓, 편의점, 호커센터, 커피숍, 그리고 자판기 등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앤데믹으로 외부활동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2년 싱가포르 생수 시장 규모는 1억8000 싱가포르 달러(약 968억원)로 전년 대비 8.7% 성장했다. 코로나19 방역조치로 외출이 줄었던 2020년에 비해 2021년에 성장이 반등하며 10% 전후로 성장세를 유지해 왔다. 유로모니터는 이같은 싱가포르의 생수 시장은 2027년까지 연평균 4%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지 소비자들은 건강에 대한 의식이 강화되면서 호커센터나 음식점에서 식사할 때 달달한 캔 음료대신 생수를 더 많이 주문할 것이란 분석이다.

GTA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2년도 싱가포르의 생수 수입규모는 전년 대비 약 16% 증가했다. 싱가포르가 생수를 가장 많이 수입하고 있는 국가는 프랑스로 전체 시장점유율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이어 이탈리아와 말레이시아는 각각 20%와 13%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한국으로부터 수입된 생수 규모는 35만 달러로 전년 대비 11% 감소해 1.8%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비교적 저렴한 단순 정제물인 스틸워터 부문에서는 프레이져앤니브(F&N)의 아이스 마운틴(Ice Mountain)과 코카콜라의 다사니(Dasani)이 높은 가격 경쟁력으로 현지 소비자가 가장 많이 구매하는 브랜드로 꼽혔다. 미네랄 워터 부문에서는 다농(Danone)의 에비안(Evian)이 프리미엄 이미지로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손님 대접용이나 고급 레스토랑 음용수로 인기가 많았다. 그 외 최근에 인기가 많아진 스파클링 워터 부문에서는 네슬레(Nestle)의 페리에(Perrier)가 기존의 스파클링 워터에다가 레몬, 자몽 등 다양한 맛을 추가해 소비자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KOTRA)는 맛이 나는 스파클링 워터가 앞으로 싱가포르 수출에 유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현지 음료수 유통업체 측에 따르면 스틸 워터나 미네랄 워터와 같은 경우, 이미 저렴한 현지 브랜드와 프리미엄한 유럽 브랜드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서 새로운 진출할 경우 자리 잡기가 쉽지 않다”며 “스파클링 워터 부문에서 한국 제품의 장점을 살리고 다양한 맛과 화려한 패키지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시장 접근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