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게임 속 인생역전?… 카카오페이지 ‘템빨’

by김정유 기자
2020.04.04 06:00:00

웹소설 기반 게임 판타지물, 누적 조회수 5.8억뷰
‘검사’ 등 인기 직업 아닌 ‘대장장이’ 내세워
청년 ‘신영우’ 통해 판타지와 현실 오가는 몰입도↑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한 번쯤은 상상을 한다. 게임 속 캐릭터가 돼 판타지 세상을 누비는 그런 상상 말이다. 게임 속 세상은 일반 사람들이 가장 쉽게 다양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공간이다. 때문에 게임을 배경으로 한 콘텐츠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과거엔 영화나 만화가 게임화가 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엔 역으로 게임이 영화, 웹툰 등으로 재탄생하는 경우도 늘었다. 더불어 카카오페이지 웹툰 ‘템빨’처럼 게임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도 생겨나고 있다. 액자식 구성으로 웹툰 속 게임 세상의 이야기를 다루는 셈이다.



사실 2000년 들어 게임 속 세상을 만화화한 사례는 많다. 인기를 끈 작품들도 많았다. 일본에선 1990년대부터 ‘브레이크에이지’라는 만화에서 미래 가상게임 이야기를 다뤘고, 네이버웹툰에서도 비슷한 게임 속 이야기를 그려냈다. 카카오페이지가 연재 중인 ‘템빨’도 과거 이 같은 작품들과 비교하면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템빨’은 웹소설에서부터 시작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웹소설 기반 작품들은 일반적으로 스토리가 매끄럽다.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하더라도 스토리가 탄탄하기 때문에 몰입도가 높다. ‘템빨’의 원작을 쓴 박새날 작가는 2009년 판타지 소설 ‘공작아들’로 입문 후 ‘10서클 마검사’, ‘9서클 마법사의 아들’, ‘마제 이계 강림기’ 등을 집필한 판타지 소설 작가다.

스토리는 단순하다. 현실에서나 게임 속에서나 불운한 주인공 ‘신영우’가 세계 최고의 가상현실 게임 ‘SATISFY’의 퀘스트 수행 중 ‘레전드리’ 직업으로 전직할 수 있는 ‘파그마의 기서’라는 전직서를 발견하면서 스토리가 시작된다. 주인공의 직업이 ‘검사’, ‘마법사’ 등 기존에 인기있던 직업들이 아닌, 칼이나 갑옷을 만드는 ‘대장장이’인 것이 특이점이다. 기존 판타지물들과 다소 차별화를 두기 위한 설정인 듯 보인다. 신영우는 게임 속 캐릭터 ‘그리드’로 레벨 -1부터 성장해나간다.

게임 속 이야기는 타 웹툰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게임 밖, 현실 속 주인공 신영우가 철저하게 현실적이라는 점은 눈길을 끈다. 일반적으로 다른 게임 배경 웹툰들의 경우 주인공은 게임 속 세상에 올인하는 캐릭터로 그려진다. 하지만 ‘템빨’의 신영우는 게임에 빠져 살지만 현실 속 실리를 더 따지는 인물이다. 예를 들자면 게임 속 아이템을 팔아 현실의 돈을 벌기 위한 행동들이다. 가상게임 이야기를 다루지만 주인공에게 현실적인 몰입이 가능하게 하는 요소다.

‘템빨‘은 카카오페이지의 CIC(사내독립기업)인 ‘노블코믹스 컴퍼니’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작품이다. ‘템빨’은 웹소설 출시 후 현재까지 카카오페이지에서 누적 조회수 5.8억, 누적 매출액 100억 이상, 누적 구독자수 약 220만명에 달하는 기록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