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X-파일]롯데면세점의 두마리 토끼 잡기..성공할까?

by민재용 기자
2015.05.25 06:00:00

롯데면세점이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 예정지로 확정해 발표한 동대문 피트인.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롯데면세점이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 참여를 선언하며 동대문 피트인을 면세점 후보지로 최종 선정했다.

국내 면세점 산업의 맏형격인 롯데의 입찰 참여 선언으로 기존 신세계, 신라, 현대백화점이 형성했던 3강 구도도 자연스레 4강구도로 확대됐다.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롯데의 입찰 참여로 기존 업체들도 잔뜩 긴장하는 눈치다.

하지만 입찰 참여를 결정한 롯데의 속내가 편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롯데는 사실 신규 면세점 확보 보다는 오는 12월 사업권 기한이 만료되는 소공동과 잠실점 면세 사업권 수성을 더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세청은 지난해부터 면세 특허 연장을 갱신이 아닌 경쟁 입찰 방식으로 변경했다. 롯데가 소공동 면세점을 계속 운영하려면 다른 기업과 경쟁을 펼쳐 사업권을 다시 따내야 한다는 뜻이다.



여기에 롯데의 고민이 있다. 만약 롯데가 이번 입찰전에서 승리해 동대문에 신규 면세점을 낼 경우 이미 서울시내에 면세점을 3곳(소공동, 잠실, 코엑스)이나 운영하는 롯데는 독과점 시비에 휘말릴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이번 입찰에 실패한 쟁쟁한 경쟁사들이 소공동 면세 사업권을 따내려 전사적으로 달려들 것도 불보듯 뻔하다. 관세청이 롯데의 소공동 면세 사업권을 다른 기업에 줄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이 때문에 업계는 롯데가 이번 서울시내 면세점 입찰전에 참가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을 해왔다. 새 면세점 사업권을 따 내는 게 롯데 입장에서 꼭 이득이라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는 결국 이번 입찰전에 참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신규면세점은 사업권도 따내고 기존 면세 사업권도 지키겠다는 두마리 토끼 쫓기 전략을 택한 것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소공동·잠실 면세점 사업권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6월 입찰전에 뛰어드는 것은 당연한 결정”이라며 “최선을 다해 이번 입찰전에 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