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th SRE][워스트]SK해운, 업황 어려운데 나홀로 A급?

by하지나 기자
2014.05.13 07:00:00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국내 해운사 중 SK해운만 남았다. 현대상선, 한진해운, STX팬오션, 대한해운의 등급이 하향되는 사이 SK해운만 여전히 A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SK해운은 그룹 지원 가능성과 다각화된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해운사와 차별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은 이제 SK해운마저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오랜 업황 부진으로 실적 저하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19회 SRE 설문결과 전체 응답자 중 17%(19명) 가량은 SK해운(A-)의 신용등급 수준이 부적절하다고 응답했다. SK해운은 워스트 레이팅에서 6번째로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특히 해운업은 19회 SRE에서 최근 6개월내 업황이 가장 악화된 산업으로 꼽히기도 했다. SK해운의 실적 우려가 부각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SK해운은 2012년 608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에도 1062억원 적자를 나타냈다. 심지어 지난해 말 기준 SK해운은 자본총계(4287억원)가 자본금(6246억원)을 밑돌면서 부분자본잠식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2010년 336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졌지만 해외 자회사 부실과 선박 투자, 시황 침체로 점차 체력이 바닥나기 시작하며 2012년부터 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SK해운의 선박투자는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2012년 발주 선박 인수로 선박관련 유형자산이 3870억원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에는 5600억원이 증가했다. 장기운송계약을 위해 지난해 5척을 추가 발주했고, 해당 선박은 2015년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선박투자와 계열사 추가출자로 차입금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말 SK해운의 차입금은 4조1462억원까지 치솟았다. 전년 대비 4000억원 가량 증가한 것이다. SK해운의 부채비율도 903%로 확대됐다. 특히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이 4860억원인데 현금성자산은 1700억원에 불과해 유동성 부분도 취약한 상태다. SK해운은 지난 한 해 동안 이자비용으로만 998억원을 지출했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돈은 896억원이다. 사실상 영업활동만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해외법인에 대한 지급보증은 SK해운의 잠재적 부담으로 떠오르고 있다. 2011년 SK해운은 싱가포르와 유럽 현지법인에 각각 9000만달러, 7000만달러의 추가 출자를 단행했다. 현재 SK해운은 싱가포르와 유럽현지법인의 운영자금으로 각각 2421억원, 3180억원 가량을 지급보증을 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SK해운이 영업활동만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과중한 선박 공급과 물동량 증가속도 둔화 등으로 벌크선, 유조선 운임이 저조한 수준에 머물고 있어 단기간 내에 영업현금창출 능력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