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슈틸리케 운명, 시리아전에 다 걸렸다

by이석무 기자
2017.03.27 08:15:52

시리아와의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A조 7차전 홈경기는 한국 축구대표팀과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운명이 가려질 중요한 결전이 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축구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여부가 달렸다. 아울러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운명도 가려질 전망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2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중동의 복병 시리아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A조 7차전 홈경기를 치른다.

오로지 필요한 것은 승리다. 다른 건 생각할 수도 없다. 한국은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3승1무2패 승점 10접을 기록 중이다. 이란(4승2무 승점 14점)에 이어 A조 2위다.

이란을 따라잡는 것은 쉽지 않다. 오히려 2위를 지키기에 급급하다.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9)은 물론 4위 시리아(승점 8)까지 바짝 추격했다.

안방에서 열리는 시리아전에서 승점 3점은 필수다. 만약 비기거나 패한다면 상황은 최악이 된다.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결과에 따라 3위는 커녕 4위로 떨어질수도 있다.

조 3위는 그나마 플레이오프를 통한 본선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4위는 그대로 탈락이다. 1위를 다퉈도 시원치않을 판에 4위를 걱정해야 하는 신세가 한심할 따름이다.

슈틸리케호는 지난 23일 중국과의 원정 6차전에서 0-1로 패했다. 단순한 공격전술은 중국 수비진에 번번이 막혔고 불안한 수비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어이없이 실점을 허용했다. 한국이 앞섰던 것은 무의미한 점유율뿐이었다. 한국의 전술은 상대가 굳이 분석하지 않아도 훤히 들여다보이는 상황에 이르렀다.



주장 기성용도 경기를 마친 뒤 “선수와 코치 모두 변해야 한다. 안 그러면 월드컵 못 나간다”고 쓴소리를 할 정도로 대표팀이 느끼는 위기감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렇다고 시리아전을 코앞에 두고 당장 전술을 바꾸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결국 선수들의 정신력에 기대는 수밖에 없다.

특히 경고 누적으로 중국전에 출전하지 못했던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이 돌아온다는 것이 호재다. 대표팀의 주 공격 루트인 측면 돌파는 손흥민이 없는 상황에서 전혀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런만큼 이번 시리아전에서 손흥민의 비중은 훨씬 커질 전망이다.

손흥민이 돌아오지만 대신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은 경기에 나설 수 없다. 지동원은 중국전에서 상대 선수를 손으로 잡아 넘어뜨려 경고를 받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동원 대신 돌파력이 좋은 황희찬(잘츠부르크)에게 오른쪽 측면 공격을 맡긴다는 복안이다.

손흥민과 황희찬 모두 최근 소속팀에서 절정의 골감각을 자랑하는 만큼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손흥민은 “축구팬들이 대표팀에 크게 실망한 것을 알고 있다”며 “시리아전을 잘 준비해 꼭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의 거취가 이 경기에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경기마저 실망스런 모습을 보인다면 더이상 지휘봉을 잡을 명분이 사라진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도자 임기가 여러 상황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지금은 내 거취 문제에 신경을 쓰기보다 어떻게 해서든지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가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매우 바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