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티드'의 신스틸러, 박호산을 아시나요?(인터뷰)

by이정현 기자
2016.08.28 07:00:00

배우 박호산(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 “원래 2회 정도 출연이었는데 분량이 늘어난 걸 보면 괜찮았다는 뜻이겠죠?”

SBS 드라마 ‘원티드’에 출연한 배우 박호산(44)이 뿌듯한 종영소감을 밝혔다. 그는 최근 이데일리 스타in과 만난 자리에서 “드라마 연기는 처음이라 사글셋방을 구해 드라마만 120편 보며 연구했는데 다행히 결과물이 좋았다”라며 “선한 역할인지 악인인지 모르게 중도를 지키며 연기한 것이 시청자에 호반응을 이끌었던 듯하다”고 밝혔다.

박호산은 1996년 데뷔한 베테랑 연기자다. 이후 뮤지컬과 연극 무대를 오가며 경력을 쌓았다. ‘원티드’는 첫 번째 드라마 출연작이다. 그는 가습기 살균제 문제를 은폐하는 것만으로도 모자라 극악무도한 범죄까지 저지르는 대기업 사장 함태섭을 연기했다. 원래 출연 분량이 많지 않았는데 한지완 작가와 박용순 감독의 눈에 띄어 캐릭터가 커졌다.

박호산은 “‘드라마는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찍는다’는 말을 들었었는데 ‘원티드’는 그렇지 않았다”라며 “대본이 완고된 것은 아니었으나 작가님과 감독님이 장면마다 공들여 찍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배우로서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고 말했다. 오히려 연기 집중력에는 연극과 다를 바가 없었다고 했다.



박호산은 함태섭을 연기하기 위해 미드 ‘브레이킹베드’의 마약밀매상 캐릭터를 참고했다. 친절한 겉모습을 가졌지만 속으로는 음흉함을 지닌 인물이다. 박호산은 “자기의 진짜 얼굴을 감추기 위해 선함으로 위장하면 캐릭터가 재미있어질 듯했고 이것이 모티브가 됐다. ‘소름끼치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는데 다행히 감독님이나 작가님이 좋게 평가해주셨다”고 설명했다.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은 베테랑 배우지만 아직 대중의 관심은 낯설다. ‘원티드’ 종방연 때도 쭈뼛쭈뼛했더니 현장에 있던 취재진의 관심을 사지 못한 에피소드도 있다. 그는 “무대나 카메라 앞에서는 어떤 역할이든 소화할 자신이 있는데 이상하게 평상시에는 어색하다”고 털어놨다.

박호산을 자신을 ‘조금은 성공한 연극인’이라고 소개했다. 북악산 스카이웨이에 있는 조그만 빌라를 자비로 샀다. 여기서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 셋과 도란도란 산다. “대학로에 자기가 돈 벌어서 집산 연극배우는 아마 흔치 않을 것”이라며 “연극계가 갈수록 팍팍해진다고 하지만 한길만 보고 꾸준히 걸어왔더니 내 집 마련도 했더라”며 웃었다.

박호산의 9월은 바쁘다. 1일부터는 충무아트홀에서 열리는 연극 ‘도둑맞은 책’에 출연한다. 이곳에서도 악역을 맡았다. 또 정윤철 감독의 새 영화 ‘대립군’에도 출연한다. “이제 대중 매체에 진입했지만 앞으로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을 듯하다”고 관심을 당부했다.

배우 박호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