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어리둥절 반복... 부정맥 증상 방치땐 뇌졸중 부른다

by이순용 기자
2015.10.06 03:39:32

정상적이지 않은 심박동을 '부정맥'...부정맥으로 인해 생성된 혈전 뇌졸중 유발할 수 있어
약물 및 시술 등 다양한 방법으로 부정맥 치료해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직장인 김모 씨(47)는 심장이 갑자기 빨리 뛰다 잠시 안정을 취하면 가라앉고, 다시 빨리 뛰다가 사그라지는 현장을 경험했다. 최근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고, 이로 인해 답답함을 느꼈지만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졌기에 참고 견디던 어느 날, 일하다 갑자기 쓰러져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검사 결과 ‘부정맥’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심장은 전기적 신호로 발생하는 자극을 통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온몸에 혈액을 공급한다. 이때 전기적 신호의 전달에 이상이 생겨 심장의 수축과 이완작용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것이 바로 ‘부정맥’이다.

심장박동수는 맥박으로 체크할 수 있는데, 정상적인 맥박은 보통 1분에 60∼100번을 뛴다. 부정맥은 맥박이 100회를 넘는 ‘빈맥’, 60회 미만인 ‘서맥’, 맥박이 불규칙적으로 아주 빠르게 뛰는 ‘심방세동’으로 나타난다.

◇부정맥 환자 매년 증가세

세종병원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부정맥 진단을 받은 환자를 분석한 결과 2012년 2만8,931명 2013년 2만9,995명 2014년 3만1,365명으로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구 고령화로 인한 노인 인구 증가와 만성질환자의 증가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가슴 두근거림과 어지럼증 느끼면 부정맥 의심

부정맥의 증상은 현기증이나 어지럼증, 급작스러운 비틀거림, 호흡곤란이 있으며, 심하게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심하면 실신이나 경련 또는 졸도하기도 한다.

부정맥은 그냥 방치했다가는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는 질환으로 최악의 경우 심장마비나 졸도로 사망할 수 있다. 치료가 필요한 부정맥 질환 중 가장 흔한 심방세동의 경우 심장의 움직임이 불규칙하게 되고, 정상적으로 수축과 이완을 하지 못하게 되어 심장에 혈액이 저류하게 되면서 서로 엉겨 붙어 혈전(피떡)을 만든다. 이 혈전이 심장에서 혈관을 타고 뇌로 가게 되면서 뇌졸중(중풍)을 일으킬 위험성이 높다. 실제로 심방세동이 있으면 뇌졸중 위험이 8~12배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이 나타날 시 심전도 검사를 통해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정상 심박동을 보이다가 갑작스럽게 불규칙한 심박동을 보일 수 있으므로 검사상 이상 소견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이렇게 증상이 확연히 보이지 않는 경우에는 활동심전도나 운동부하검사 등을 통해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약물 등으로 치료 가능

부정맥의 치료로는 항부정맥치료제 등의 약물치료, 고주파 전극도자절제술, 제세동기 또는 인공심장박동기 삽입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약물은 항부정맥치료제, 심박동수조절제, 항응고치료제 등의 약물을 사용한다. 최근에 급여가 인정된 새로운 항응고제는 기존 항응고제의 단점을 개선하여 좀 더 쉽게 복용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혈전 발생에 의한 뇌졸중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주파 전류를 이용한 전극도자절제술은 주로 심방세동이나 빈맥 치료에 쓰인다. 전극도자를 절제하려는 부위에 놓고 고주파 전기로 뜨겁게 만들어 이 열로 심장 조직을 파괴해 이상 박동을 차단한다.

제세동기 삽입 또한 빈맥 환자에게 시행하는 치료법으로 심장의 박동에서 심실의 각 부분이 불규칙적으로 수축하는 상태를 전기충격을 통해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인공심장박동기 삽입은 주로 서맥성 부정맥을 치료하며, 심장이 위치한 부분에 기기를 삽입하여 전기적 자극을 만들어 심장이 적절하게 박동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위험인자 관리로 부정맥 예방해야

모든 질병과 마찬가지로 부정맥 또한 금연, 규칙적 운동, 절주, 적정체중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 이에 더해 부정맥은 다른 기저질환과 동반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평소 가지고 있는 심장, 폐, 신장 등의 질환에 대한 관리가 가장 중요하며,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

박상원 세종병원 심장내과 과장은 “부정맥은 심장의 노화가 주 원인이 되기 때문에 고령일수록 위험하다”며, “부정맥은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심장 박동에 이상을 느낀다면 내원하여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필요한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