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벌 미국 확산, 기생파리 감염 후 5분내 이상 행동 '식량난 예고?'

by박종민 기자
2014.02.02 10:25:48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지난 2008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견된 일명 ‘좀비 벌’이 현지 북동부 지역에 나타나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지상파인 ABC 방송은 “좀비 벌이 북동부 지역에도 확산되고 있어 양봉 업계 등 관련 농업 종사자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줄 것으로 보인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좀비 벌’은 일반 꿀벌들이 ‘기생파리(학명: Apocephalus borealis)’에 감염된 후 영화에 나오는 좀비처럼 죽기 직전까지 이상 행동을 해 붙여진 이름이다.

△ 꿀벌의 몸 속에서 기생파리의 유충이 부화하면 꿀벌은 신경계통에 이상이 생겨 ‘좀비 벌’로 변한다. 사진은 일반 꿀벌의 모습.
기생파리는 꿀벌의 등에 앉은 후 수초 만에 자신의 유충을 벌의 몸에 삽입해 감염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격을 받은 꿀벌은 몸속에 있는 기생파리의 유충이 성장해 부화하면서 5분 이내 죽게 된다. 이때 꿀벌은 신경계통에 이상이 생기면서 ‘좀비 벌’의 모습을 보인다.

‘좀비 벌’의 존재를 처음 발견한 존 하퍼닉 샌프란시스코 주립대 교수는 “‘좀비 벌’들은 마치 빛을 쫓듯이 이상하게 날아다니며 갑자기 땅바닥으로 몸을 쳐박는 행동을 보인다. 좀비와 외계인을 합쳐 놓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좀비 벌은 최근 오레곤주, 워싱턴주, 사우스다코타주 등에 이어 버몬트리주에 이르기까지 미국 전역에서 발견되고 있다. 따라서 주민들뿐 만 아니라 양봉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하퍼닉 교수는 “아직까진 심각한 상황이 아니지만 기생파리가 꿀벌을 숙주로 삼으면서 대륙 전체로 확산될 기미가 보이고 있다. 경우에 따라 심각한 상황 변화(game changer)가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기생파리에 의해 꿀벌의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줄게 되면 과일도 가축도 사라지게 돼 향후 인류가 식량난에 허덕일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처럼 좀비 벌의 미국 확산은 세계적으로도 심각한 사태까지 불러 올 수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