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김명민 "양종훈처럼 재수 없는 사람은 아냐" [인터뷰]②

by김가영 기자
2021.06.12 10:52:43

김명민(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FM 양종훈과 어느 정도는 닮았어요. 양종훈을 보면서 재수없다고 생각할 때가 있었는데 저는 그렇게 재수없는 사람은 아니에요.”

배우 김명민이 JTBC ‘로스쿨’ 양종훈과 싱크로율을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11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김명민은 “캐릭터와 저와의 간극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라며 “비슷한 점이 있기에 제가 이런 역할을 또 맡을 수 있고, 이런 역할이 주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부족한 걸 알기에 완벽해지려고 하는 성격. 양종훈은 ‘개과천선’ 김석주 변호사와 맥을 같이하는 캐릭터다. 김석주는 선와 악이 명확히 보인다. 양종훈은 얼핏 악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그게 드라마 첫 번째 반전이었을 수도 있다”라며 “양종훈 같은 법조인만 있으면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 같다. 양종훈 같은 법조인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분들이 ‘로스쿨’을 보고 힘을 얻으셨길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로스쿨’은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 로스쿨 교수와 학생들이 전대미문의 사건에 얽히게 되면서 펼쳐지는 캠퍼스 미스터리와 더불어, 피, 땀, 눈물의 살벌한 로스쿨 생존기를 통해 예비 법조인들이 진정과 법과 정의를 깨닫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 김명민은 숨 막히는 ‘소크라테스 문답법’식 수업과 독설이 기본인 직설화법을 지닌 엘리트 코스를 밟은 검사 출신 형법 교수 양종훈 역을 맡아 출연했다.



김명민은 ‘로스쿨’이라는 작품이 너무 어려웠다며 “요즘처럼 10분을 버티지 못하고 급변하는 상황에 이렇게 진지하게, 하나하나 파헤쳐가면서 봐줄 수 있는 분들이 있을까 생각했다”라며 “같이 한 가족이 앉아서 시청하면서 이야기하고 그런 것들은 과거 속에 흘러간 것들이다. 각자 휴대폰을 보면서 그때그때 욕하고 스트레스 해소하고 넘어가고. 그런 문화에 젖어있다 보니까 이런 정통, 진정성 있는 드라마가 얼마나 어필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김명민(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대본을 읽으면서부터 어려웠다는 김명민은 “사실 처음에 이 드라마를 김석윤 감독님이 하기로 한 것이 아니다. JTBC에 이런 작품이 있다고 해서 제안을 해주셔서 제가 대본을 읽어보겠다고 했다. 그런데 하기엔 버거운 작품이었다”라며 “‘이 작품을 소화할 수 있는 감독은 김석윤 밖에 없다. 감독님이 한다면 믿고 따라가겠다’고 했다. 그래서 감독님이 하기로 한 작품이 있었는데 이 작품을 먼저 하게 됐다. 감독님, 작가님, 저 머리 싸매고 작가님의 의도를 잘 구현하기 위해서, 시청자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서, 불편한 것을 빼면서 너무 불편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양종훈이 극의 전반을 이끌어가는 만큼 김명민의 대사량은 엄청났고, 법정물인 만큼 그 용어들도 어려웠다. 김명민은 “일반직이 아닌 다른 캐릭터에 비해 어려움이 없지 않다. 한페이지 분량을 외운다고 하더라도 10배 이상 든다. 잠깐 다른 짓 하면 까먹는다. 잠꼬대하듯이 외워야한다고 할까. 옆구리 찌르면 나올 정도로”라며 “법적인 용어들을 이해없이 외우기 힘들다. 미리 사전을 찾아서 외워보고 판례들을 찾아보고 예를 들어보고 제가 이해가 됐을 때 대사로 읊을 수 있고, 진정성 있게 전달할 수 있고. 그런 부분에서 노력이 몇배가 됐다. 힘들고 괴로웠다”고 털어놨다.

‘베토벤 바이러스’ 강마에, ‘하얀거탑’ 장준혁, ‘개과천선’ 김석주 등 유독 전문직 연기를 많이 한 김명민은 가장 어려운 연기를 묻자 “따로 없는 것 같다. 매 연기가 다 어렵다. 그 순간에는 죽기 아니면 살기로 하는 것 같다. 어떤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될 때까지. 제가 만족하는 연기를 하는 일은 평생 없을 것 같다”라며 “전문직은 다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