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의 軍界一學]軍 간호장교가 왜 청와대에서 근무할까?

by김관용 기자
2016.12.25 06:30:00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 건강은 2급 국가기밀
정보통제 수월한 군 병원에서 대통령 건강 관리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간호장교라는 직업이 요즘같이 세간의 관심을 받은 적도 없는 듯합니다. 이른바 ‘잃어버린 7시간’을 청와대 파견 간호장교가 알고 있을 것이라는 정황 때문인데요.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미용시술 관련 의혹이 제기되면서 당시 청와대 파견근무를 했던 간호장교 2명이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습니다.

간호장교는 군 병원이나 군 내 의무 관련 기관에서 간호와 의무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장교입니다. 현재 900여명의 간호장교들이 근무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여성입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장군인 양승숙 예비역 준장도 간호장교 출신입니다. 간호장교는 얼마전까지 여성들의 전유물이었습니다. 국군간호사관학교가 남자들에게 문호를 개방한지는 불과 4년여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간호장교가 되려면 국군간호사관학교를 졸업하거나 국군의무학교(간호대학 출신 학사장교)에서 소정의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합니다. 이를 거쳐 육·해·공군 소위로 임관합니다.

그런데 군 병원이나 일선 부대에서 장병들의 건강을 돌봐야 할 간호장교가 왜 청와대에서 근무하고 있는걸까요?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건강 정보는 2급 기밀에 해당합니다. 대통령 건강 상태가 외부에 알려지면 국가 안보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정보 통제가 수월한 군 병원에서 대통령의 건강을 관리합니다. 이 업무를 전담하는 곳이 국군의무사령부 예하 국군서울지구병원입니다. 청와대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청와대에 민간인 의사가 수시로 드나들며 대통령 미용시술 및 건강관리에 관여했다는‘비선의료’ 의혹이 문제가 되는 이유 중 하나도 이 때문입니다.

국군수도통합병원 분원으로 설치된 국군서울지구병원은 대통령 및 대통령 가족에 대한 진료가 주업무입니다.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이 총격을 입었을 때 곧바로 이 곳으로 옮겨졌습니다. 군사정권 시절 대통령 가족 진료를 전담해 권위주의 시대의 대표적 산물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한 때 폐지론이 대두된 이유입니다.

국군서울지구병원은 24시간 대통령과 대통령 가족의 건강을 챙겨야 하기 때문에 청와대 내 의무실과 의무동에 군의관과 간호장교를 파견합니다. 청와대 의무동은 2층 건물로 관저 옆에 있습니다. 의무실은 주로 청와대 직원들을 진료하는 곳으로 관저와는 떨어져 있습니다.

탄핵심판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는 ‘세월호 7시간의 행적’을 박 대통령이 직접 밝히라고 요구했습니다. ‘최순실 국정 농단’ 특검팀 역시 이에 대한 규명 의지를 갖고 있는듯 합니다.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2명의 간호장교의 박 대통령 행적에 대한 단서가 추가로 나올지 주목됩니다.

[출처=육군 블로그 아미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