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제일모직, 인사 코앞 '고요 속 긴장감'

by김미경 기자
2014.11.27 06:00:00

내주 정기 인사위크 돌입…"나 떨고 있니"
LG생건 만 10년 맞은 차석용 부회장 거취 관심
제일모직 합병후 사실상 첫인사…사장단 이동 가능성
아모레·이랜드·LF 등은 내실 다지기에 초점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뚜껑을 열어봐야 알 일이다” 연말 정기 인사를 앞두고 기업 분위기가 차갑다. 그해 농사의 흥망을 반영하는 잣대가 되는 만큼 동료 및 선후배·임원들 간 희비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장기 불황과 불투명한 경기 전망 속에서 올 인사는 성과 위주의 ‘신상필벌’이 고스란히 반영될 것이란 분석이다.

패션·화장품 업계도 정기 인사를 앞두고 어수선하다. 대내외 경영상황이 녹록치 않은 만큼 실적에 따른 보상과 문책 차원의 인사가 예고되고 있어서다. 다만 수시로 조직에 변화를 준 기업의 경우 수장 교체보다 안정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자료=각 사 제공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051900)은 28일 인사가 유력하다. LG그룹이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의 이사회를 전날인 26일 연 만큼, 사장단 인사를 일괄 발표한 후에 각 계열사별 순차적으로 임원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초미의 관심사는 차석용 부회장의 거취다. 회사 안팎으로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로 취임 10돌을 맞은 차 부회장이 회사를 떠나거나 이동에 무게를 두고 있다. 차 부회장은 올초 코카콜라음료와 데페이스샵 등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최근에는 자신이 소유한 LG생건 보통주 2만2000주를 팔면서 이슈의 중심에 오르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에 뼈를 묻겠다던 차 부회장의 해명에도 이르면 이번 인사에 대표 자리를 물러날 것이란 소문이 업계내 무성하다”며 “다른 계열사나 수입화장품 업체 오너자리로 옮긴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에 LG생활건강 측은 “실적이 호전되고 있고, 임원 수가 적은 만큼 평소와 비교적 같은 분위기다”며 “회사 내부는 조용한데 외부에서 말이 많은 것 같다”고 일축했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예년과 비슷한 시기인 내달 중순께 인사 및 조직 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영업사원 막말파문과 갑 횡포에 따른 문책성 인사가 치러졌다면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올 한해 호실적을 기록한 데다, 연일 주가 상승으로 연말 축제 분위기다. 꾸준히 이익 성장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현 경영진 중용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계열사인 에뛰드하우스는 실적 악화에 따른 인사 한파가 예고된다. 문책성 인사나 조직 쇄신이 단행될 공산이 크다.

다음달 초 인사를 앞둔 제일모직에도 업계 관심이 쏠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체제 및 합병 후 사실상 첫 인사 인 만큼 사장단의 변화 여부다.

제일모직 측은 “12월 초에 사장단 인사가 있을 예정이나 구체적 시기는 아직 미정”이라며 “사장단 인사 후 후속 인사 방향과 폭 등이 결정될 전망으로 차분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LF(093050)는 올 하반기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면서 조직 내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LF 측은 “올 3월 사명을 변경하면서 회사 내 변화가 많았다”며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수시로 조직 개편을 단행해 변화를 줬던 만큼 큰 움직임은 없어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랜드는 성과주의의 혁신 인사를 단행하고 있어 여성 및 30대 임원 승진자가 나올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