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돌리는 아웃도어 업계…脫아웃도어 가속화

by김진우 기자
2016.10.14 05:00:00

등산복 벗고 생활 속으로
아웃도어 업계 2014년 정점 찍고 내리막길
변화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도태' 위기감 증폭
골프 등 라인업 확장하거나 라이프스타일로 변신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성장 정체기에 접어든 아웃도어 업계가 ‘탈(脫) 아웃도어’를 가속화하고 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변신을 꾀하거나 골프웨어·스포츠의류로 라인업을 확장하는 등 작업에 한창이다.

아웃도어 업계 변화의 근저에는 ‘이대로 가다가는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최근 들어 아웃도어 브랜드를 철수한 곳만도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휠라코리아(081660) 등 여러 곳이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2011년 4조3510억원 규모이던 아웃도어 시장은 2014년 7조160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15년 6조8000억원을 기록해 마이너스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아웃도어 시장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역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린 아웃도어 업계가 위기에 직면한 것은 중장년층 위주의 브랜드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변화하는 트렌드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에게 아웃도어는 ‘아저씨·아줌마 전용 의류’란 이미지가 굳어지면서 세대를 확장하는 데 실패했다.

아웃도어 업계가 고가(高價)의 가격정책을 유지하면서도 브랜드 난립으로 무리한 세일을 진행한 것도 단기간의 성과에만 집착해 앞을 내다보지 못한 패착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매번 반값세일을 하는데 제돈 주고 제때 구입한 고객은 손해를 보는 셈”이라고 말했다.

아웃도어 업계가 침체에 빠지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세계인터내셔날(살로몬), 휠라코리아(휠라아웃도어), 금강제화(헬리한센), 패션그룹형지(노스케이프) 등이 브랜드를 철수했고 LS네트웍스가 최근 ‘몽벨’ 매각을 검토하는 등 시장에서는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K2가 13일 론칭한 스포츠 브랜드 ‘다이나핏’을 입은 모델 모습(사진=K2)
대기업 계열 패션기업이 아웃도어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과는 달리 K2·블랙야크·노스페이스 등 아웃도어를 모태로 하는 의류업체들은 생존경쟁을 위해 변신을 선택했다.

K2는 13일 러닝·피트니스 등 스포츠 전용 브랜드인 ‘다이나핏’을 새롭게 출시했다. 앞서 K2는 지난 2014년 골프웨어 브랜드 ‘와이드앵글’을 출시해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이나핏은 1965년 독일의 스키용품 전문 브랜드로 탄생했지만 이번에 새롭게 론칭한 다이나핏은 스포츠 활동에 특화한 브랜드로 선보일 예정이다. 다이나핏 관계자는 “K2가 와이드앵글을 성공적으로 론칭한 경험을 바탕으로 아웃도어뿐만 아니라 종합 스포츠의류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고 말했다.

블랙야크·노스페이스 등 아웃도어 업체들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변화를 진행하고 있다. 아웃도어 특유의 기술력은 유지하되 젊고 감각적인 스타일의 제품들을 선보여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들에게도 ‘어필’하겠다는 것이다. 아웃도어가 야외활동에서는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자연스럽게 입을 수 있는 의류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웃도어가 알록달록한 색상에 산에서만 입는 옷이란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블랙·화이트 등 세련된 컬러에 착용감을 높이면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며 “이같은 변신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변신에 성공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