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 웃나 했더니…CFD 파장·6월 인상설 겹악재에 시름

by김보겸 기자
2023.06.05 05:01:00

KRX증권지수, 한달간 코스피보다 더 올랐지만
5월 들어선 일평균 거래대금 4월보다 30% 줄어
4월말 불거진 CFD 사태에 2차전지 급락 여파
"PF 충당금 이슈, 대형사에는 제한적일 것"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증권사들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증권주 투자에 대한 회의적 시선이 여전하다. 5월 들어 2차전지가 주춤한 데다 차액결제거래(CFD) 사태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다. 때아닌 ‘미국 6월 금리 인상설’도 변수다. 실제 5월 들어 거래대금이 주춤해진 만큼 증권사 호실적이 2분기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증권사 13곳으로 구성된 KRX증권 지수는 최근 한 달 사이 5.3%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4%)을 웃도는 수준이다.

증권업계가 1분기 실적 반등에 성공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위 5대 증권사들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41% 늘어난 1조2685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보다는 211% 넘게 오른 수준이다.

하지만 증권사 실적 호재가 지속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주 업황 둔화를 가리키는 지표가 발견되는 탓이다. 5월 들어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증시가 주춤하고 있다. 5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17조1800억원으로 직전인 4월(26조4000억원)보다 30% 넘게 급감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28일 CFD 사태로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올 들어 개인 매수세가 몰렸던 2차전지 주가가 조정받은 점도 거래대금 감소의 한 원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4월과 5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22조2000억원으로 1분기 17조5000억원보다는 늘었지만 5월 들어 주춤해진 것이다.



그간 코스닥 지수를 끌어올렸던 2차전지가 조정받으면서 코스닥 시장도 타격을 받는 모습이다. 3월과 4월 코스닥 시가총액 회전율은 800%를 넘나들었지만 5월 들어서는 500%대로 하락했다.

개미들도 SG증권발 폭락 이후 증시를 떠나고 있다. 개인투자자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5월 들어 12조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4월 평균(19조원)보다 줄어든 규모다. 3~4월 한때 70%를 넘기도 했던 개인 거래비중은 5월 중 67%까지 내려갔다.

증시 주변자금 흐름도 둔화하고 있다. 4월 말 CFD 사태 이후 고객예탁금과 신용잔고 동반 위축이 나타나고 있다. 전 연구원은 “5월 중순 이후로는 추가적인 자금이탈이 나타나지 않는 가운데 양호한 증시여건과 함께 50조원을 하회했던 고객예탁금 규모가 최근 52조원 수준까지 재차 상승했다”고 짚었다.

최근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로 ‘6월 금리인상설’이 나오는 것도 증권업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전 연구원은 “최근 들어 시장금리가 재차 상승하면서 1분기 호조를 보였던 채권관련 손익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적립을 권고한데다 CFD 미수채권 관련비용도 증권사 2분기 실적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다만 증권주 투자의견은 엇갈리는 모습이다. 박용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하면서 “대형사들의 경우 최근 부동산 PF 대주단 협의체에 따라 리스크가 줄어들 여지가 크다”며 “향후 PF 관련 충당금 설정 및 손실 인식 가능성은 적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