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친환경이 곧 경쟁력"…한일시멘트 단양공장 가보니

by김호준 기자
2021.09.26 08:00:00

충북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1964년부터 가동…연 810만톤 시멘트 출하
폐열발전·ESS로 발전비 연간 130억원 아껴
순환자원 비중 60%까지 확대
지역밀착형 사회공헌으로 ESG 경영 박차

충북 단양군 매포읍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이 공장은 지난 1964년부터 지금까지 시멘트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김호준 기자)
[단양(충북)=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폐열발전설비와 에너지저장장치(ESS)로 매년 130억원 이상 비용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24일 찾은 충북 단양군 매포읍에 위치한 한일시멘트(300720) 단양공장. 시멘트 저장고인 사일로 주변에서 시멘트를 실어나르기 위해 대기 중인 벌크트레일러트럭(BCT) 행렬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공장 안내를 맡은 이기웅 단양공장 생산관리팀 과장은 “현재 하루 4만 440톤(t) 정도 시멘트를 출하하고 있다”며 “생산하기가 무섭게 철도와 BCT를 통해 매일 전국 건설 현장으로 시멘트가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멘트를 실어나르는 벌크트레일러트럭(BCT)이 줄을 서서 제품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김호준 기자)
지난 1964년부터 가동을 시작한 단양공장은 한일시멘트의 핵심 공장이다. 519만 9000㎡(약 157만평) 부지에 둥지를 튼 공장 3곳에서 매년 810만t에 달하는 시멘트를 출하한다.

최근 건설경기 회복으로 시멘트 수요가 늘어나면서 공장도 분주한 모습이었다. 시멘트 제조공정 핵심 소성로(킬른)에 다가가자 후끈한 열기가 느껴졌다.

시멘트 제조공정은 크게 △석회석 채광 △원료 생산 △소성 △출하 순으로 이뤄진다. 먼저 광산에서 석회석을 채굴한 뒤 석회석 덩어리를 잘게 부순 후, 점토질과 산화철 등 부원료와 일정하게 배합해 분쇄기를 통해 미분말로 만드는 원료생산 공정을 거친다.



미분말 상태 원료는 약 900도까지 예열하는 장치를 거쳐 킬른으로 보내진 원료는 고열에서 소성된 후 냉각 장치에서 급랭, 시멘트 반제품인 ‘클링커’로 탄생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클링커는 응결지연재인 석고와 각종 혼합재를 섞어 다시 한 번 분쇄기를 거쳐 미세한 가루인 시멘트로 탄생한다. 시멘트는 개별 포장이나 벌크 형태로 나눠 전국 각지로 공급된다.

오른쪽 예열탑에서 빠져 나온 둥근 원형 통 모양 시설이 시멘트 공정 핵심 시설인 소성로(킬른). (사진=김호준 기자)
석회석 등 시멘트 원료를 고열로 가공하면 나오는 시멘트 반제품 ‘클링커’. 여기에 석고와 혼합재를 섞어 분말 형태로 분쇄하면 시멘트가 완성된다.(사진=김호준 기자)
공장 뒤편 언덕으로 올라가자 거대한 ESS설비가 자리 잡고 있었다. 한일시멘트 단양공장은 에너지를 절감하는 폐열발전설비와 ESS설비를 시멘트 업계에서 가장 앞장서서 구축한 곳이다.

지난 2018년 준공한 ESS설비는 전력 단가가 낮은 야간에 전기를 미리 충전했다가 전력 단가가 높은 주간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설이다. 48MWh급으로 연간 약 25억원 수준의 전력비 절감 효과를 낸다.

폐열발전설비는 고열이 사용되는 시멘트 산업의 특성을 역이용한 것으로, 시멘트 제조 시 배출하는 고온의 배기가스로 보일러를 돌린 후 고온·고압 증기를 생산, 증기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이 과장은 “단양공장 폐열발전설비는 연간 약 16만MWh 전기 생산이 가능하며, 이는 공장 전기 사용량 중 30%에 달한다”며 “전력비로 따지면 매년 100억원 정도를 아끼는 셈”이라고 했다.

단양공장 내 설치된 ESS설비. 전력 단가가 낮은 야간에 전기를 미리 충전했다가 전력 단가가 높은 주간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설이다. 48MWh급으로 연간 약 25억원 수준의 전력비 절감 효과를 낸다. (사진=김호준 기자)
한일시멘트는 최근 시멘트 업계가 힘쓰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잰걸음이다. 단양공장의 경우 이미 지난 2011년 시멘트 업계 최초로 환경부가 인증하는 ‘녹색기업’으로 지정됐다. 공장에서 나오는 탄소나 비산먼지 등 유해물질을 줄이고 공장을 항상 청결한 상태로 유지해야만 받을 수 있는 까다로운 인증이다. 시멘트 연료인 유연탄 대신 사용할 수 있는 폐플라스틱·폐고무 등 순환자원 활용 비율도 현재 35%에서 6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친환경(E)뿐만 아니라 한일시멘트는 사회(S)와 지배구조(G) 분야에도 힘을 쏟는다. 회사는 1969년 시멘트 업계 최초로 기업공개를 통해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였고, 공장 인근 지역에서는 직원들이 봉사단체를 꾸려 농기계를 수리해주거나 성금을 기부하는 ‘지역밀착형 사회공헌’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체계적인 ESG 경영을 위해 ‘ESG 경영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회계법인 삼정KPMG를 자문사로 선정했다.

한일시멘트 관계자는 “앞으로도 ESG 경영 체계를 더욱 확고히 해 친환경 제품은 물론 층간소음, 비산먼지 등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제품 개발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공익사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