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중국계 아이돌 甲질…흔들리는 K팝 中 공략 전략

by김은구 기자
2015.04.27 08:38:22

크리스, 루한, 타오(왼쪽부터)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3억 인구, 거대 자본 등으로 대변되는 중국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도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갖춘 시장이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위험성도 그 만큼 크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에서 K팝을 비롯한 한류 콘텐츠의 열기가 뜨겁자 쉽게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덤빈 것 아니냐는 자성도 나온다.

그룹 엑소의 중국인 멤버들이 크리스, 루한에 이어 최근 타오까지 잇따라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에 계약 해지 의사를 밝히고 그룹 탈퇴를 선언한 것도 중국 시장의 위험성을 대변하는 사건이라는 분석이다. 엑소뿐 아니라 K팝 아이돌 그룹에서 중국계 멤버를 선발하는 것은 이미 낯설지 않다. 콘텐츠의 글로벌화를 추진하면서 특히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선택한 방법이다. 실제 엑소는 지난 2012년 데뷔 후 중국에서 먼저 팬덤이 확산되면서 글로벌적인 주목을 받는 그룹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엑소는 데뷔 4년차에 존립을 위협받을 만한 사건에 휩싸였다. 전속 계약서 조항들은 중국계 멤버들이 중국에서 그 조항들을 어긴다고 해도 강제성을 갖지 못하는 분위기다. 그 동안 소속사가 투자한 시간과 돈, 다른 멤버들의 노력까지 수포로 돌아갈 일이다. 일각에서는 그들의 이기적인 마인드 때문이라며 앞으로 중국계를 K팝 그룹 멤버로 선발하지 말아야 한다는 극단적인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한 기획사 측은 “중국 진출을 위해 현지 업체와 협의를 진행했는데 갈수록 요구사항이 늘었다. 자신들의 자금력만 믿고 소위 ‘갑질’을 하는 듯했다”는 하소연도 했다. ‘중국에서 공연 제안이 온다면 돈을 받고 나서 움직여라’라는 말은 이미 유명하다.

그렇지만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해외 진출은 필수적이고 특히 이웃 나라인 중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한국의 다른 산업분야에서도 중국 시장에 정착하기까지 적잖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필요한 것은 중국 시장에 대한 포기가 아니라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한국과 현지 기업간의 협의만으로 안된다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보호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나서줘야 한다는 업계의 요구도 검토해 봐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