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SBS 연기대상...‘로비스트’ 외면, 전광렬 태안 관심 촉구 눈길

by김용운 기자
2008.01.01 08:55:08

▲ 2007 SBS 연기대상 대상을 수상한 박신양과 김희애(사진=SBS)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31일 오후9시50분 서울 강서구 등촌동 SBS공개홀에서 진행된 2007 S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쩐의 전쟁’의 박신양과 ‘내 남자의 여자’ 김희애가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S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공동 대상 수상자가 나온 것은 2001년 '여인천하'의 강수연 전인화, 2004년 ‘파리의 연인’의 박신양 김정은에 이어 세 번째다. 박신양은 2004년 대상수상에 이어 2007년에도 대상을 수상함으로써 SBS에서 대상만 2회 수상하는 기록을 남겼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120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로비스트’가 단 하나의 상도 받지 못하는 무관의 설움을 맛봐야 했다. 이를 예상했을까. '로비스트' 출연진들은 여러 부문에 후보로 거론됐지만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80년대 ‘젊음의 행진’ 이후 처음 MC를 맡았다는 하희라는 같은 시간대 방송된 K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남편 최수종이 대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을 방송 중에 접해야 했다. 하희라는 ‘강남엄마 따라잡기’로 미니시리즈 부문 여자 연기상을 수상해 부부가 각기 다른 방송사의 연말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거머쥐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왕과 나’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내시 조치겸 역으로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한 전광렬은 원유 유출사고로 고통을 겪고 있는 태안지역 주민들에게 관심을 촉구하는 수상 소감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편, 이날 연기대상 시상식에서는 29일 있었던 방송연예대상과 마찬가지로 공동수상을 남발, '집안잔치'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한 아쉬움도 남겼다.  

김용만, 구혜선과 함께 사회를 맡은 하희라는 “20년 전 ‘젋음의 행진’ MC를 본 이후 처음이다”며 연기자가 아닌 진행자로 무대에 선 소감을 밝혔다. 하희라는 2부 오프닝 무대에서 유승호 주진수 박보영 조정은 등 아역배우들과 함께 축하노래를 불러 가수 못지않은 노래실력을 뽐냈다.

평소 애드리브의 달인으로 알려진 임현식과 이계인이 시상자로 나서 대본에 없던 애드리브로 웃음을 선사했다. 임현식은 후보자들이 소개되는 동안 추임새를 넣어 생방송임에도 긴장하지 않는 여유를 보여줬고 이계인은 “조명을 이렇게 받아보긴 생애 처음이다”고 말해 시상식에 참석한 다른 후배 연기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지난 12월29일 2007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에서 '무한도전' 멤버들과 공동으로 대상을 수상한 '거침없이 하이킥'의 이순재가 10대 스타상 시상자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이순재는 10대 스타로 뽑힌 후배 연기자들에게 “연기에는 끝이 없다”며 항상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부탁해 박신양 박진희 이범수 등 수상자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왕과 나’의 판내시부사 조치겸 역으로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한 전광렬은 “기름 유출 사고로 고통받는 태안 주민 여러분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우리는 일년 간 서해안의 낭만을 잃어버렸지만 그 분들은 삶의 터전을 잃어버렸습니다”고 수상소감,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다. 

120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SBS 특별기획 ‘로비스트’는 동시간대 방영된 MBC '태왕사신기'에 밀려 시청률에서도 쓴 잔을 마시더니 시상식에서도 무관의 설움을 맛봐야 했다. 허준호, 송일국, 장진영 등이 주요 부문에 후보에 올랐지만 단 한 명도 트로피를 가져가지 못했다. 이런 결과를 예상했는지 후보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로비스트 출연진은 단 한 명도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