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F 2021]박성현 신한금융 부사장 "대출 때도 투자 때도 ESG는 새 기준"

by장영은 기자
2021.05.31 05:00:00

[인터뷰]박성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대출 기업들에 탄소 감축 계획 받고 함께 의논"
2050년까지 대출 기업 '넷제로' 달성 목표
신재생 에너지·탄소감축 기술 스타트업 육성 주력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지금까지는 대차대조표나 손익계산서상으로 돈을 잘 버는 기업을 우량기업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탄소국경세 등 여러 규제가 생겼을 때 그에 대처를 잘하지 못하면 우량기업도 부실기업이 되는 건 시간문제다.”

오는 23~24일 ‘자본주의 대전환: ESG노믹스’를 주제로 진행되는 ‘제12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투자 세션 토론자로 나서는 박성현(사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금융업계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단순명료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성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은 금융의 본업은 대출과 투자 모두에서 ESG를 고려해야 하는 국면이 왔다고 판단했다.(사진=김태형 기자)
대출할 때도 기후변화 대응능력 본다…“기업과 감축방안 의논도”

박성현 부사장은 “우리가 거래하는 기업들이 얼마나 기후변화 등의 환경 이슈에 잘 대처하느냐는 기업에 대출이나 투자할 때 봐야 할 팩트 중에 제일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업들이 전환 리스크에 얼마나 잘 대응할 수 있느냐를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11월 동아시아 금융사 최초로 ‘제로 카본 드라이브’ 추진을 선언했다. 2050년까지 신한금융그룹에서 대출해주는 기업들의 탄소배출을 제로(넷제로: 탄소중립)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는 국제적인 탄소 중립정책에 발맞춘 친환경 금융 전략으로 고탄소 배출 기업 및 산업에 대한 대출·투자를 관리할 뿐 아니라, 친환경 기술에 대한 금융 지원 확대 등을 통해 저탄소 경제 전환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박 부사장은 “앞으로 탄소 배출 많이 하는 기업들은 자산의 퀄리티가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대출을 해주는 기업들의 탄소 배출을 관리하고 줄여나가도록 하겠다는 것”이라며 “현재 고탄소 배출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은행과의 인게이지먼트(약속)를 통해서 줄여나갈 수 있도록 돕고, 고객들의 지속가능성이 확보돼야 금융그룹의 지속가능성도 확보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ESG가 일종의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관점에서 국내 기업들에는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수출 등 대외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소위 ‘오피니언 리더’ 국가들이 절박성을 가지고 앞장서고 있는 상황에서 받아들이지 않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박성현 부사장은 2025년까지 K-유니콘 10개 육성을 목표로 스타트업 발굴과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는 계획이다.(사진=김태형 기자)
스타트업 발굴에 ‘앞장’…신재생에너지 기술에도 적극 투자

탄소배출량 자체를 감축하는 것과 함께 신한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트리플-K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진행하고 있는 스타트업 육성이다. 지역 특화 기술 기업을 지원사격함으로써 사회적 가치 창출에 앞장서는 한편, 재생에너지 기술 기업들을 발굴해 환경과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다.

박 부사장은 “서울에 집중됐던 스타트업 인프라를 확장해 전국에 혁신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서울, 인천, 제주에서 각 지역별 특성에 맞는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며 “전용 펀드를 구성하는 등 적극적으로 스타트업의 스케일업을 지원하고 해외로 사업을 확장하는 단계까지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친환경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외에 비해 국내 친환경 기술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는데, 친환경·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많이 나오고 기술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며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획득할 수 있는 그런 기술들을 가지고 있으면 해외에 판매도 할 수 있고 결국 국가경쟁력도 올라가는 그림”이라고 강조했다.

박 부사장은 “오는 2025년까지 K-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 벤처기업) 10개를 육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애플이나 아마존 같은 거대 기업도 한때는 스타트업이었다. 그 배경엔 그들의 가능성에 투자한 금융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박 부사장은…

△1965년 출생 △서울대 경제학과·경영대학원 △미 노스웨스턴 로스쿨(법학석사) △신한종합연구소 과장 △신한금융지주 전략팀 부팀장 △신한금융지주 전략기획팀 팀장 △신한은행 여의도금융센터 지점장 △신한금융지주 전략기획팀 본무장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겸 전략·지속가능부문 최고책임자(CSSO) △UN 환경계획 글로벌운영위원회 아시아·태평양 부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