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지주, 자본적정성 제고 위해 신종자본증권 발행

by박미경 기자
2025.03.23 07:30:00

[회사채프리뷰]
메리츠금융지주, 최대 2500억 신종자본증권 조달
회계상 자본…부채비율 통제하면서 자금 수혈 가능
OCI, 인적분할 이후 두 번째 시장성 조달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메리츠금융지주가 8개월여 만에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다. 자산건전성 지표가 저하하고 있어 재무안정을 위한 자본 버퍼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 최근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개시로 인해 1조 2000억원 규모 기업대출 건전성이 요주의이하로 분류돼 자산건전성 지표가 추가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3월 24일~28일) 메리츠금융지주(138040) 신종자본증권(A+), OCI(456040)(A+) 회사채 발행을 위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사진=메리츠금융지주)
메리츠금융지주는 30년 만기 5년 후 콜옵션(조기상환권)을 조건으로 총 1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500억원까지 증액할 예정이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 KB증권이다. 공모 희망 금리는 4.2%~4.7%의 고정 금리 수준을 제시했다. 오는 26일 수요예측, 4월 3일 발행 예정이다.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자본적정성 비율 제고를 위해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부채비율 상승을 통제하면서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해에도 2월(2000억원), 7월(1000억원) 등 총 3000억원 규모로 신종자본증권을 조달한 바 있다.

한국신용평가와 NICE(나이스)신용평가는 메리츠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에 대해 ‘A+(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신종자본증권의 구조적 후순위성과 투자자 손실 가능성을 반영해 기업신용등급(ICR) 대비 2노치(notch) 낮은 등급이다.

지난해 말 기준 메리츠금융지주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17.7%로 집계됐다. 금융지주사 평균(2024년 9월 말 115.3%)과 비교했을 때 소폭 높은 수준이다. 메리츠금융지주는 메리츠캐피탈에 제공한 지급보증(2024년 12월 말 한도 1조원, 실행 6200억원), 메리츠화재와 증권 발행분 신종자본증권 인수(2024년 12월 말 보유잔액 총 4873억원) 등 출자 외 재무부담 요인이 존재한다.

이재우 한신평 연구원은 “자회사 지분투자, 지급보증, 신종자본증권 인수 등으로 금융지주 중 재무부담이 높은 편”이라며 “계열사에 대한 추가적인 재무지원 가능성과 주주 환원 정책 시행에 따른 재무안정성 관리 부담이 내재해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 2023년 이후 국내외 부동산 투자건을 중심으로 건전성 저하가 나타나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메리츠금융지주의 자기자본 대비 순요주의이하자산 비율을 지난 2022년 말 6.5%에서 2024년 말 13.0%로,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2%에서 3.2%로 증가했다.

특히 최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로 인해 요주의이하자산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금융그룹이 보유한 1조2000억원 규모 홈플러스 기업대출에 대한 건전성 저하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윤재성 NICE신평 연구원은 “메리츠금융그룹은 기업대출에 대해 홈플러스의 주요 점포를 담보로 한 신탁의 1종 수익권을 보유하고 있다”며 “해당 부동산의 담보가치와 담보처분권 행사 가능성을 감안할 때 궁극적인 회수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담보권 행사 진행과정에서 제약 여건 등 일부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고, 이자수익 감소 가능성도 있어 해당 대출건의 회수 진행상황과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모니터링 할 예정”이라고 짚었다.

이어 OCI는 2년물 300억원, 3년물 500억원 등 총 8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을 계획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1500까지 증액 발행 한도도 열어뒀다.

희망 금리 밴드로는 개별 민간채권평가사(민평) 평가금리 대비 -30bp(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30bp를 가산한 이자율을 제시했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이다. 오는 27일 수요예측, 4월 7일 발행을 목표로 한다.

이번 발행은 OCI가 지주회사인 OCI홀딩스로부터 인적분할된 이후 두 번째 시장성 조달이다. OCI는 오는 4월 300억원, 10월 430억원 등의 순으로 공모채 만기 도래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