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전 자료 삭제' 산업부 공무원 2명 구속…백운규 소환 임박

by최영지 기자
2020.12.05 00:08:55

法 "주요 혐의 소명"…과장 1명만 구속 면해
감사원 면담 앞두고 자료 대량삭제한 혐의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 등 윗선 수사 수순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월성 1호기 원전’ 관련 공무원들의 자료 삭제의혹에 대한 수사를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핵심 피의자로 꼽히는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직원 3명 중 2명이 구속됐다. 검찰은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 등 윗선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이들이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을 지시했다는 의혹 규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월성 1호기 원전과 관련한 내부 자료를 대량으로 삭제하는 데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4일 열리고 있다. 사진은 영장실질심사가 진행 중인 대전지방법원 301호 법정 입구. (사진=연합뉴스)


대전지법의 오세용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주요 혐의사실이 소명됐다”며 자료 삭제를 지시한 국장과 이를 실행한 사무관에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다만, 과장은 구속을 면했다. 앞서 오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30분 A 국장(53) 등 3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열었다.

이들은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의 최측근으로,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에 직접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 감사원의 감사가 시작되자 관련 자료 삭제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A 국장은 백 전 장관으로부터 월성1호기 조기 가동중단 지시를 받았고, 이에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고위 임원에게 수시로 전화를 걸어 압력을 행사했다.

A 국장은 또, 지난해 11월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이라는 당시 B 과장의 보고를 받고 자료 삭제를 지시했다.

C 사무관은 감사원 감사관과의 면담을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1일 월성1호기 관련 자료 444건을 지운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내용을 알아볼 수 없도록 제목을 바꾸는 작업을 하다가, 자료가 방대하다고 판단해 파일과 폴더를 통째로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2일 대전지검 형사5부(부장 이상현)는 이들 3명에 대해 공용 전자기록 등 손상·방실 침입·감사원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곧 윗선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월성원전 1호기의 경제성 평가 조작과 자료삭제를 누가 지시했는지 실체를 규명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백 전 장관과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 정재훈 한수원 사장에 대한 피의자 조사가 곧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