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어요]트랙에서도 거뜬…말리부 1.35 터보

by노재웅 기자
2018.12.14 05:00:00

작은 엔진이 맵네..밟는대로 쭉쭉
동력계 부품 전동화로 효율 높여
배기량 작아도 가속력 더 뛰어나

쉐보레 더 뉴 말리부. 한국GM 제공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1.35’.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로 돌아온 쉐보레 더 뉴 말리부에 탑재된 새로운 엔진의 배기량을 뜻하는 숫자다. 소수점 두자리의 표기법은 다소 낯선데다, 아무리 터보엔진이라지만 중형세단에 3기통 1.35ℓ 심장으로 제대로 된 달리기가 가능할지 의문부호가 먼저 붙었다.

하지만 웬일인지 한국GM은 신차 공개행사 장소로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이라는 트랙을 선택했다. 그러면서 2.0ℓ 터보 가솔린과 1.6ℓ 디젤 엔진 제품군도 함께 시승을 진행했다. 트랙 위와 인제에서 서울을 오가는 고속도로 주행을 통해 신형 말리부의 엔진별 특색을 샅샅이 체험해봤다.

쉐보레 더 뉴 말리부. 한국GM 제공
전면부는 페이스리프트 모델답게 과감한 변신을 꾀했다. 쉐보레 신형 제품군의 상징이 된 상하 분리형 듀얼 포트 라디에이터 그릴을 중심으로 크롬 프레임으로 마감을 해 이전 모델보다 더 공격적이고 과감한 얼굴을 하고 있다. 측면과 후면부는 상대적으로 변화의 폭이 적은 편이다. 2열 도어로 부근에서 예리하게 꺾이는 곡선을 만들어 입체감을 더한 점과 면발광 LED 테일램프에 화살표 모양의 디테일을 더한 정도다.

실내에 들어서면 고객 요구 사항을 반영한 부분이 눈에 띈다. 스마트폰처럼 화면을 확대·축소할 수 있게 개선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새롭게 추가된 크림 베이지 프리미엄 가죽 마감은 이전 모델대비 개선된 편의성과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제공한다. 이밖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연동 가능한 8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2개의 스마트폰과 접속할 수 있는 블루투스, USB 라이팅 등도 소소하게 변화한 편의사양들이다.

쉐보레 더 뉴 말리부. 한국GM 제공
쉐보레 더 뉴 말리부. 한국GM 제공
신형 말리부의 3개의 심장 가운데 가장 새로운 E-터보 1.35ℓ 엔진은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4.1㎏·m의 힘을 낸다. 이전 1.5ℓ 터보가 166마력, 25.5㎏·m였으니 제원상 큰 차이는 없는 셈이다. 동력계 주요 부품을 전동화하면서 효율을 높여 ‘숫자로 보이지 않는 힘’은 오히려 더 커졌다.

실제 기존 1.5ℓ 터보와 같은 주행조건을 설정해 제로백 테스트를 한 결과 결승점을 먼저 통과한 차는 1.35ℓ 터보였다. 최대토크가 상대적으로 낮은 영역대(1500~4000rpm)에서 터져주는 데다 무단변속기를 결합한 덕에 가벼우면서도 시원한 가속이 가능했다.



이러한 주행성능을 갖추면서도 복합연비는 14.2km/ℓ라는 동급 최고의 연비를 실현, 국내 가솔린 중형모델로는 최초로 복합 연비 2등급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진행한 트랙 주행에서도 인제스피디움의 난코스들을 무리없이 극복하며 롤링 없이 곡선을 빠져나갔다. 직선구간에서의 풀가속에서도 함께 시승한 1.6ℓ 디젤 엔진과 비교해 전혀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아무래도 큰 덩치를 3기통 엔진으로 끌려고 하니 소음과 진동은 다른 두 엔진 제품군에 비해서 확실히 크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목될 만하다. 함께 비교 주행한 1.6ℓ 디젤이 유럽에서 ‘위스퍼 디젤(Whisper Diesel)’이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뛰어난 정숙성을 자랑하는 점이 더 부각되는 부분이다. 신형 말리부에 새롭게 추가된 신규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36마력과 최대토크 32.6kg.m의 동력성능을 제공한다.

인제 스피디움을 나와 서울까지 향하는 고속도로에선 2.0ℓ 터보 가솔린의 여유 있는 주행성능을 만끽했다. 카마로나 캐딜락 CTS 등에도 탑재된 최고출력 253마력, 최대토크 36.0kg.m의 넉넉한 엔진 힘을 바탕으로 장거리 주행에도 피로감을 주지 않는 점이 인상깊었다. 서스펜션도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한 덕분인지 다른 유럽산 세단들에 비해 꽤 부드럽게 세팅된 것으로 보인다.

판매가격은 1.35ℓ 가솔린 모델 2345만~3210만원, 2.0ℓ 가솔린 터보 모델 3022만~3279만원, 1.6 디젤은 2936만~3195만원이다. 이전 모델보다 최대 100만원 저렴하게 책정했다. 1.35ℓ 가솔린 모델의 경우 제3종 저공해 차량 인증을 획득, 저배기량에 따른 세제 혜택은 물론 공영주차장 할인 등 친환경 차량이 누리는 각종 혜택까지 제공 받을 수 있다.

쉐보레 더 뉴 말리부. 한국GM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