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우의 새털 베이스볼]이종운 롯데 감독의 초심

by정철우 기자
2015.04.04 09:08:17

이종운 감독. 사진=롯데 자이언츠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첫 번째 주인공은 요즘 핫 한 프로야구 감독이죠. 이종운 롯데 감독입니다.

제가 이 감독을 처음 본 것은 2002년 무렵입니다. 당시 그는 롯데 트레이닝 파트 코치로 있었는데요. 지바 롯데 연수 후 롯데 구단이 일 처리를 자꾸 늦추는 바람에 막판에 가서야 코칭 스태프로 합류할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자신의 입지가 좁았다고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때 이 코치는 코치실에 자리도 없었죠. 트레이너실 옆 작은 공간에 놓인 책상 하나가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은 그 어떤 코치 보다 뜨거웠습니다. 지는 건 참아도 대충하는 건 참지 못했죠. 맡고 있는 파트가 없어 혼을 내지는 못했지만 홀로 분을 삭이는 모습을 여러번 봤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일이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비주류는 주류에 편입되기 위해 노력합니다. 정치처럼 야당은 야당대로 살 수 있는 사회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코치는 중요 사안에 반대 목소리를 분명히 냈습니다. 특히 한 고참 선수에 대해서 더욱 그랬는데요. 당시 코칭스태프는 이 선수를 보이지 않게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 코치만은 이 선수를 감쌌죠. 물론 큰 힘이 되어줄 수는 없었지만 위로는 됐으리라 생각합니다.

결국 얼마 되지 않아 이 코치는 경남고 감독으로 롯데를 떠납니다. 그렇게 한참을 돌아 다시 롯데 감독을 맡게 됐는데요.

너무도 어려운 시기에 팀을 맡게 된 만큼 부담이 정말 클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가 성공할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합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있습니다. 그가 처음 코치를 했던 그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희망도 있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그때처럼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잃지 않는다면 흔들렸던 롯데를 다시 일으키는데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