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3월' 수익률 보니…'개미·기관' 웃고, '외국인' 울었다

by김응태 기자
2023.03.31 00:01:00

경기침체·금융 리스크에도 2차전지株 호조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 평균수익률 9%
기관 2%대 수익률 선방…DB하이텍 상승 견인
외국인 나홀로 마이너스…에스엠 9%대 손실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경기 침체 우려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금융 불안이 고조된 3월 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자가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5개 종목 평균 투자수익률이 9%대로 집계됐다. 기관 역시 상위 종목 과반이 수익권에 진입했다. 반면 외국인은 유일하게 평균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3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달(3월2~30일) 코스피는 2453.16으로 마감해 전월 말(2월28일, 2412.85) 대비 1.6%(38.31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7.4%(58.88포인트)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2차전지 랠리에…개미들 ‘함박웃음’

이달 국내 증시는 전 세계 금융 시스템 리스크 여파로 시장에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부상하면서 예상 외로 견고한 흐름을 보였다. 이 같은 시장 흐름 속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5개 종목 평균 수익률이 9.0%를 기록해 가장 두각을 나타났다.

개인은 2차전지 관련 종목을 집중 매수했다. 순매수 상위 1·2위 종목은 각각 2차전지 양극재 관련 종목인 에코프로(086520)와 에코프로비엠(247540)이었다. 에코프로의 평균매수가격(순매수 거래대금/순매수 거래량)은 38만1940원으로, 30일 종가(49만8500원) 대비 수익률은 30.5%였다. 에코프로비엠의 수익률은 0.8%였다. 개인투자자는 전기차 수요 확대에 따른 생산능력 확대와 미국 인플레감축법(IRA) 수혜 전망에 2차전지 양극재 종목을 적극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에코프로비엠은 2027년 말까지 양극재 생산능력 71만t 구축 계획을 밝혔다”며 “IRA 하위 규정 확정 후 다수의 신규 증설 계획이 구체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개인의 순매수 3위 종목은 POSCO홀딩스(005490)로 수익률은 2.7%였다. POSCO홀딩스 역시 2차전지 원재료인 리튬 신사업 기대감과 철강 판가 상승 등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 4위와 5위는 각각 신한지주(055550)와 SK하이닉스(000660)가 꼽혔다. 신한지주 수익률은 -1.3%로 손실을 보였지만, SK하이닉스는 12.4%로 집계됐다.

기관도 과반 이상 종목이 수익권에 들어오면서 선방했다. 반도체와 2차전지 종목을 고루 담으면서 순매수 상위 5개 종목 평균수익률이 2%대 수준을 나타냈다.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SK하이닉스로 평균매수가격은 8만4973원이며 30일 종가(8만8800원)과 비교하면 4.5%의 수익을 확보했다. 두 번째로 많이 매수한 LG에너지솔루션(373220) 수익률은 4.2%로 확인됐다.

기관의 순매수 3위 종목인 DB하이텍(000990)의 수익률은 7.9%로 5개 종목 중 가장 높았다. DB하이텍은 전문성 강화를 목적으로 반도체 설계사업(팹리스) 부문에 대해 상장 없는 물적분할 추진을 선언하면서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DB그룹의 지주사 전환 유도를 목표로 행동주의 펀드가 적극 매수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외에 기관의 순매수 4·5위에 KB금융(105560)과 삼성전기(009150)가 이름을 올렸다. KB금융은 -5.3%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삼성전기는 0.7%의 수익을 거뒀다.

삼전·삼성SDI 담은 외국인, 수익률 ‘꼴찌’

외국인은 유일하게 순매수 5개 상위 종목 평균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쓴맛을 봤다. 외국인의 순매수 1·2위 종목 역시 반도체 및 2차전지 대표 종목인 삼성전자(005930)와 삼성SDI(006400)였다. 삼성전자의 평균매수가격 6만2878원 대비 수익률은 소폭 오른 0.5%였다. 반면 삼성SDI는 -6.2%의 손실을 보였다. 아울러 에스엠(041510)을 다섯 번째로 많이 매수한 가운데 가장 큰 수준인 -9%대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달 카카오의 에스엠 공개매수가 종료되면서 주가가 하락하자 손실률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외국인의 순매수 3위인 현대차(005380), 4위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플러스 수익률을 거둬 손실을 만회하는 역할을 했다. 현대차의 수익률은 1.4%였다. 외국인은 현대차의 생산 및 판매량 회복, 가동률 상승에 따른 원가율 하락이 본격화하면서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해외 방산 수출 확대와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고도화 사업 수주 등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그나마 2%대 수익권에 들어갔다. 정동혁 KB증권 연구원은 “폴란드향 천무 다연장과 K9 등 10조원이 넘는 수주잔고를 확보한 상황에서 국내사업 대비 높은 수익성이 확인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