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물가, 상승 속도 꺾여…변동성에 빅스텝 가능성도

by이윤화 기자
2022.08.03 04:30:11

7월 물가상승률 전년대비 6.3%, 23년 8개월만 최고치
年 5%대 초중반,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물가 예상
전월 대비 물가 상승률은 꺾여, 이대로면 '베이비 스텝'
에너지 대란 등 높은 변동성, 추가 빅스텝 가능성도 有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3%를 기록하면서 올 들어 7월까지 누적 물가 상승률이 4.9%로 올라섰다. 올해 연간 물가가 5%를 넘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닥쳤던 1998년(7.5%) 이후 최고치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한은은 하반기부터는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물가 상승 속도가 꺾이면서 한국은행은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기조가 적절하단 입장이나 추가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최근 서울 시내 전통시장의 농산물 판매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2일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6.3% 올라 6월에 이어 6%대를 나타냈다”면서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당시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지만 앞으로도 6%를 웃도는 물가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선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이 5%대 초중반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예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월별 물가가 7%대까지 오르지 않아도 상반기보단 하반기 물가가 높을 것이기 때문에 올해 연간으로는 5%대 초중반을 예상하고 있다”면서 “가능성은 작지만 국제유가가 상승세로 돌아서면 연간 상승률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겨울철 에너지 대란 위험, 곡물 가격 상승 등 물가 상방 위험도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특히 국제유가의 경우 주요 산유국의 증산이 더딘 가운데 동절기가 다가올수록 러시아와 유럽 사이의 갈등 고조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 가능성이 있고, 수요 측면에서도 외식, 여행·숙박 등 개인서비스물가 오름세가 상당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높아진 것도 물가 상방 압력이 될 수 있다. 한은의 7월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에서 소비자들이 향후 1년간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 기대인플레이션율이 4.7%까지 올랐다. 해당 통계 발표가 시작된 2008 이후 최고치다.

채권시장에서는 앞으로 남은 기준금리 인상 속도는 0.25%포인트씩 올리는 것이 기본 시나리오지만, 하반기 중 한은의 추가 빅스텝 전망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단 시각도 나온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연간 물가 기준으로는 올해 5.3% 수준 정도로 예상한다”면서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 흐름을 전제로 기준금리 상단은 연말 3.0%로 유지하고 있으나, 겨울철 에너지 대란 우려가 현실화하면 10월께 빅스텝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해외상황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물가 기조가 예상대로 진행한다면 추가 빅스텝을 단행하지 않고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예상했던 물가 상승률 전망을 벗어날 경우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2022년은 예상치. (자료=한국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