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골라 들어가는 기관…IPO 시장 양극화

by김겨레 기자
2021.11.03 01:00:00

기관 경쟁률 2000대 1 넘는 공모주 여전
공모가 상단 확정 비중은 올들어 최저
공모주 수익률 변동성 커져…차익실현 움직임↑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최근 증시가 조정받으면서 기관 투자자들의 공모주 ‘옥석가리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2000대 1을 돌파하는 공모주가 나오는 한편, 공모가를 희망범위 하단보다 낮게 결정하는 공모주도 늘어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상장한 아스플로(159010)·지아이텍(382480)·씨유테크(376290)·원준(382840)·지앤비에스엔지니어링(382800)·리파인(377450)·아이패밀리에스씨(114840)·케이카(381970) 9개 공모주의 기관 수요예측 평균 경쟁률은 972대 1로 올해 처음으로 1000대 1 이하로 낮아졌다.

역대 10월 경쟁률과 비교하면 최고 수준이지만 올해 월별 추세를 보면 지난 4월 평균 경쟁률 1500대 1을 기록한 이후 지속 낮아지고 있다.

(자료=유진투자증권)
양극화도 심화하고 있다. 9개 공모주 가운데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 2000대 1을 넘어선 공모주는 아스플로와 지아이텍으로 2개였으나, 100대 1에 미달한 공모주도 3개(리파인·아이패밀리에스씨·케이카)였다.



기관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하는 공모주가 등장하면서 공모가를 희망범위 상단 이상으로 결정하는 기업의 비율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지난달 공모가 상단 이상 결정 비중은 55.6%로, 올해 들어 최저치다. 공모가 상단 이상 결정 비중은 올 들어 80~100%를 유지하다 지난달 75%로 하락하더니 지난달엔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 것이다.

연간으로 보면 IPO 시장은 여전히 활황이지만, 최근 들어 옥석가리기가 심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증시가 조정받고 있어 공모주의 수익률도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상장 직후 차익을 실현하려는 움직임도 커졌다. 원준·아스플로·씨유테크·리파인·지엔비스엔지니어링 5개 종목이 상장 첫날 시초가 이하로 급락했다.

연말까지 10개 이상의 공모주가 대기하고 있어 기관들의 옥석가리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미 수요예측을 진행한 엔켐·비트나인·디어유는 공모가를 희망범위 상단을 초과해 결정했다. 반면 지니너스는 공모가를 희망범위 하단보다 낮췄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IPO 시장에 대한 기관 투자자의 참여도가 과거 대비 높게 유지되고 있다”면서도 “기업의 선별 작업과 함께 공모가 확정 변동성이 커져 연간으로는 (공모가 상단 이상 결정 비중이)전년 수준을 하회할 가능성도 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