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머신러닝부터 게임화까지…‘당근마켓’ 앱의 무한진화

by노재웅 기자
2021.09.13 05:10:08

개발자만 120명, 전체 60%…머신러닝팀도 별도 운영
2~3명씩 개발팀 세분화로 빠른 신규 서비스 출시 가능해
추후 게임화 기능 적용부터 영상·커머스까지 변주 기대감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올해 상반기 한국인들은 유튜브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카카오톡에 가장 많은 돈을 썼으며, 당근마켓을 가장 많이 내려받았다고 한다. 셋의 공통점 중 하나는 10대부터 60~70대층까지 전 연령이 쉽게 사용 가능한, 직관적인 UI(사용자 환경)를 꼽을 수 있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겉으로는 단순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인공지능(AI) 머신러닝 기반의 무수히 많은 알고리즘이 촘촘하게 숨어 뒤에서 이용자들의 편의를 받치고 있다는 점이다.

김용현 당근마켓 공동대표가 8일 서울 강남 교보타워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당근마켓 제공


중고거래 사기막는 AI 보안관

“전체 직원의 60%가 개발자들입니다. 120명이나 되죠. 머신러닝 전문가 10여명으로 구성한 별도 팀까지 운영할 정도로, 업계에서 손꼽히는 개발자 집단 중 하나가 저희 당근마켓입니다.”

지난 8일 서울 강남 교보타워 당근마켓 본사에서 만난 김용현 공동대표는 당근마켓만의 수많은 성공비결 중에서도 능력 있는 개발자들의 뒷받침은 결코 빼놓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고거래 글을 올리면 머신러닝이 수초 이내에 자동으로 스팸·사기·불법 등의 요소를 검사하는데, 이 게시물이 향후 신고·제재를 받을 수 있는 확률까지 예측해 게시 여부를 판단한다. 동네생활 커뮤니티 글과 채팅에서도 성희롱·욕설 등의 불건전 요소들을 보다 더 정확히 예측하고 걸러내는 역할을 한다.



노출되는 지역광고 역시 이용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광고를 우선 노출해 ‘유용한 지역 정보’로서 녹아들게 하고 있다. 소위 소비 기생충이라고도 불리는 ‘되팔렘’(물건을 사들여 비싼 값에 되파는 사람들을 속되게 부르는 말)들을 적발하는 역할에도 머신러닝이 활용된다.

김 대표는 “머신러닝 기술을 통해 자동으로 불건전 게시글을 제재한 비율이 87.3%에 달한다”며 “개인화 추천에 있어서도 머신러닝을 통해 추천된 중고거래 글은 일반 중고거래 글 대비 3배 높은 클릭률을 달성했고, 지역광고 또한 기존 대비 40%의 클릭률 향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국판 페이스북을 꿈꾸며

김 대표는 개발 조직 운영에 있어서도 2~3명의 소수 개발팀이 서비스 개발부터 출시까지 완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는 “팀장부터 대표까지 올라오는 수직 결재 방식을 없애 스타트업처럼 각자가 빠르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이러한 문화를 뒷받침할 기술적인 모듈화 작업과 인프라 구축에만 1년6개월 이상을 소요했다”고 말했다.

인재가 최고의 자산이라는 김 대표가 최근에 사활을 걸고 집중하고 있는 것은 글로벌 인재 모시기다. 김 대표는 “해외에 진출하려면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서 개발부터 현지 서비스까지 모두 경험해본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상과 게임, 커머스 등 다양한 기능을 페이스북처럼 당근마켓 앱 내에 탑재하는 ‘기분 좋은 상상’도 이날 인터뷰에서 공유했다. 당근마켓에서도 영상 게시물을 올리고, 클라우드 게임을 즐기며, 동네 소상공인과 연결된 커머스를 한 번에 즐길 수 있게 되는 일이다.

그는 “다른 사업 영역으로 문어발식 확장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 더 많은 사용자가 당근마켓에 더 오래 머물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을 앱 내에 담는 페이스북 모델을 지향한다. 아직 먼 얘기이고, 계획 정도지만 재미있는 시도가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