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일대일로 포럼 오늘 개막…'新실크로드' Vs '新식민주의'

by김인경 기자
2019.04.25 05:00:00

25~27일 베이징서 개최…37개국 정상 5000명 참여
25개 국가 29개 국제조직 173건의 일대일로 협약 체결

오는 25~27일 개최되는 제2차 일대일로 정상포럼를 앞두고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홍보물이 중국 베이징 시가지 곳곳에 부착돼 있다.[AFPBB 제공]
[베이징=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2회 일대일로 정상포럼을 개최한다. 서구에서 일대일로를 ‘신흥국을 빚더미에 앉혀 장악하는 신 식민주의 전략’이라고 비판하는 여론을 정면으로 뚫겠다는 게 중국의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25일부터 27일까지 2회 일대일로 정상포럼을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37개국 정상과 유엔 사무총장 및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 90여 개의 국제기구 수장, 150여개국 고위급 대표단 5000명이 참석한다. 29개국 정상을 비롯해 130여 개 국가 및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석한 2017년 1회 시절보다 더 커진 규모다.

2년에 한번 열리는 이 포럼은 26일 개막식과 고위급 회의를 비롯해 기업가 대회, 분과별 주제토론, 정상들의 원탁회의 등의 자리가 이어진다. 정상 원탁회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주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포럼 말미에는 각국 정상들이 일대일로 건설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한 공동성명도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영매체들은 이미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고정칼럼을 통해 일대일로가 경제발전과 일심단결, 긴밀한 협력을 도모했다고 평가했다.

전세계가 조정과 분열을 겪는 가운데 일대일로를 통해 협력과 평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게 이 매체의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은 포럼을 앞두고 일대일로에 참여하는 국가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중국 일대일로 건설영도소조는 22일 1만 8000자 분량의 일대일로 보고서를 내고 3월 말까지 모두 125개 국가와 29개 국제조직이 173건의 일대일로 협력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또 2013년 일대일로가 제시된 이후 6년간 화물교역액이 연간 4%씩 증가하고 있다며 일대일로를 통해 아시아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남태평양국가, 남아메리카 국가와의 협력도 강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의 일대일로를 두고 비난하는 목소리도 크다. 중국정부가 막대한 자금을 앞세워 인프라 개발을 독려한 국가들 중에는 부채의 늪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어서다.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파키스탄, 몰디브 등은 정권이 바뀌자 일대일로 사업이 지나치게 중국에 유리하다는 이유로 일부를 취소하거나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미국 역시 이 같은 비난에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 미국정부는 이번 포럼에 대표단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

이에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부채함정 등과 같은 오명을 일대일로에 뒤집어씌울 수 없다”며 “그 어떤 일대일로 참여 당사자인 국가도 이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기가 못한다고 남도 못하게 하고, 자신이 잘 못한다고 남이 잘하는 걸 바라지 않는 마음가짐은 남에게도 손해이며 자기에게도 손해”라며 “다른 국가가 참여하는 권리를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