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500만]②"봤는데도 모르겠네. 맥거핀이 뭐라고~"

by박미애 기자
2016.05.27 06:30:00

‘곡성’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곡성’과 관련해 자주 언급되는 용어가 있다. 맥거핀과 메타포다. 맥거핀은 사건(이야기)의 흐름에 관련이 있는 것처럼 등장해 관객에게 혼란을 주거나 호기심을 자극하는 속임수다. 메타포는 은유 또는 비유를 가리킨다. ‘곡성’이 개봉한 후 “봤는데도 모르겠다”고 호소하는 관객들이 많은 것도 영화 곳곳에 숨겨놓은 맥거핀과 메타포 때문이다.

◇독버섯

관객들 사이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언급되고 있는 맥거핀이다. 극 초반에 등장해 후반까지 비중 있게 다뤄진다. (극중) 언론에서는 마을에서 일어난 끔찍한 사건이 독버섯의 환각 작용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보도하지만 사실은 독버섯과 무관했다.

◇무명의 소지품

무명(천우희 분)의 소지품도 혼란을 준다. 야상(야전상의)에서 카디건으로 카디건에서 머리핀으로 변하는데 각각은 춘배, 술집 작부, 중구 딸 효진, 괴질에 걸린 피해자들의 소지품이다. 피해자들의 소지품은 무명이 선인지 악인지 헷갈리게 한다. 혹자는 무명이 피해자를 지키려고 했다고 말하지만 무명이 왜 피해자들의 소지품을 가지고 있었는지 설명되지 않는다.

◇외지인의 눈물+성흔



가장 많은 의문을 갖게 한 장면 중 하나다. 중구(곽도원 분)는 마을에서 일어난 기이한 사건이 외지인 탓이라 생각하고, 딸을 구하기 위해 친구들과 외지인을 쫓는다. 그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 외지인은 도망치다 절벽에서 떨어지고, 서럽게 눈물을 흘린다. 그의 눈물에 잠시 연민을 느꼈던 관객들은 후반부 드러난 외지인의 정체에 혼란을 느꼈을 터. 외지인의 손바닥 성흔도 마찬가지. 외지인의 눈물과 성흔은 외지인의 정체를 단정 짓기 어렵게 하는 요소다.

◇일광과 외지인의 굿

일광과 외지인이 굿을 하는 장면도 이야기가 분분하다. 두 사람이 살(煞)굿을 하는 장면이 교차로 편집돼 마치 서로를 향해 살을 쏘는 것 같아서다. 이에 대해 관객들은 혼란을 주기 위한 감독의 의도적인 편집으로 보고 있다. 실제 극에는 일광과 외지인이 서로 연결된 존재인 것처럼 둘 사이에 공통된 몇 가지 공통된 이미지가 담겨있다.

◇그밖에

‘곡성’에는 까마귀가 여러 차례 등장한다. 까마귀는 한국에서 흉조로 보지만 일본 등 다른 국가에서는 길조로 여긴다. 초반 까마귀의 등장에 불길함을 느꼈던 관객들은 극이 진행됨에 따라 까마귀가 흉조인지 길조인지 의심하게 된다. 중구 장모의 존재도 관객들을 헷갈리게 한다. ‘사람이다, 아니다’부터 ‘악마의 조력자다’ 등 의견이 다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