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서초사옥 반도체 농성 해결될까

by김자영 기자
2015.11.26 02:35:40

보상 수년간 지체..일부 피해자 반올림과 노선 달리해

[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SK하이닉스 전문가들로 구성된 독립적인 검증단이 25일 반도체 공장 환경과 특정 질환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해 “평가 자체가 근본적으로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동안 삼성전자(005930)와 백혈병 문제를 두고 투쟁해온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의 주장이 기존과 달라질 지 주목된다.

그동안 반올림은 삼성전자가 직원들의 백혈병 원인규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은폐하려고 한다는 입장에서 투쟁 운동을 펼쳐왔다. 반올림과 삼성전자의 대립이 팽팽해지면서 보상이 지연되자 피해자와 피해자가족으로 구성된 가족위원회에서는 내부 분열이 일기도 했다. 보상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생계가 어려워진 사람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일부 가족들은 반올림과 행동을 같이해온 가족위에서 나와 독자적인 노선을 타기도 했다. 이 가족들은 하루 빨리 보상을 받길 원한다며 지난 9월 삼성전자에서 보상위원회를 꾸려 제안한 보상안에 적극 합의했다. 이달 20일까지 50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심의를 거쳐 보상금을 받은 상황이다. 이 당시에도 반올림은 삼성전자 보상위와 협상에 나선 피해자 가족들을 전체 피해자를 위한 대표성이 없다는 이유로 성명을 내고 반발하는 등 협상과정에서 불협화음을 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앞에서 홀로 투쟁을 벌이고 있는 고(故) 황민웅씨의 부인 정애정씨도 반올림과 연대를 해오다 노선을 달리한 피해자 가족 중 한 명이다. 노동자의 건강권을 주로 주장하는 반올림의 활동이 직접 피해를 받은 노동자의 투쟁과는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상황이 이렇자 반올림도 삼성전자가 보상을 시작한 후부터 문화행사의 형태로 서초사옥앞 노숙투쟁을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SK하이닉스의 검증 결과가 반올림의 활동을 상당부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명확한 인과관계가 없는 상태에서 그동안 삼성전자도 반올림의 활동때문에 피해를 본 것이 사실”이라며 “인과관계가 없지만 도의적인 차원에서 보상을 하려는 움직임이 있어왔고 반올림의 활동으로 가족들도 그동안 혼란에 휩싸여왔다”고 말했다.

반올림은 SK하이닉스 작업장 검증결과에 대한 공식입장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