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따상? 삼성전자 상한가 기대와 같아"
by김소연 기자
2021.07.22 03:04:00
[IPO신고서 퇴짜 논란]④
상반기 상장 공모주 성적표는…평균 60% 수익률
코스피·코스닥 상장 40곳 중 5곳 공모가 하회
상장 첫날 공모가 아래로 떨어지는 곳도 있어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올 상반기 기업공개(IPO)를 통해 상장한 기업 10곳 중 1곳(12.5%)은 공모가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들은 상장 후 ‘따상(상장 첫날 공모가 2배에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을 기대하지만, 실제 성적표는 그렇지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공모주 광풍에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서는 개인투자자까지 늘자 금융당국이 시장에 경고등을 켜고 꼼꼼하게 살피고 있는 것이다. ‘공모주는 무조건 따상’이라는 접근은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올해 IPO로 상장한 공모주 총 40곳 중 5곳이 공모가보다 낮은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 씨앤투스성진(352700),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950210)(피비마파), 에이치피오(357230), 씨앤씨인터내셔널(352480), 진시스템(363250) 총 5곳이다.
지난 2월5일 상장한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공모가가 3만2000원이었지만 상장 첫날 시초가는 2만8800원으로 공모가를 하회했다. 상장 첫날은 공모가 보다 2.50% 오른 3만2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재 주가는 21일 종가 기준 공모가보다 6.6% 내린 2만9900원에 장을 마쳤다.
씨앤투스성진도 공모가(3만2000원)보다 35.8% 내린 2만5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에이치피오, 씨앤씨인터내셔널, 진시스템은 공모가 대비 두자릿수 하락률을 기록 중이다.
올해 상반기 공모주의 공모가 대비 수익률 평균은 60.1%로 집계됐다. 무조건 공모가의 2배를 오르며 상한가 기록을 이어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실제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상승률(7.6%)에 비해선 7.9배가량, 코스피 상승률(11.9%) 대비 5배 높은 수준으로 공모주 투자에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공모주 투자가 상장 초기 변동성이 큰 만큼 신중한 투자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팜(326030)이나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의 초기 주가 흐름이 특별했던 것”이라며 “크고 좋은 기업들의 상장 첫날 주가수익률이 공모 확정가 대비 160%를 기대하는 것은 오늘 삼성전자를 매수해 내일 상한가(30%)를 기대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상장 첫날부터 큰 폭의 상승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성 없는 전략이라는 의견이다.
금융당국 역시 공모주 묻지마 청약 광풍에 대한 우려가 크다. 금융감독원은 빚을 내 공모주 청약에 뛰어드는 투자자들이 많아질수록 투자자 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새로 공모주 청약에 뛰어드는 투자자가 많아졌다. 투자자 수준에 맞춰 모호하거나 불충분한 증권신고서에 대해서는 정정 요구를 하며 좀 더 적극적으로 심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