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이어 캐나다도 '동결 후 재인상' 모드…연준 영향은

by김정남 기자
2023.06.08 03:58:23

캐나다, 시장 예상 깨고 25bp 금리 인상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캐나다가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했다. 최근 세 차례 금리를 동결한 와중에 인플레이션이 계속 잡히지 않자 인상으로 다시 방향을 튼 것이다. 호주에 이어 캐나다까지 긴축 모드로 전환하면서, 금리 인상 중단 신호를 준 연방준비제도(Fed)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출처=캐나다 중앙은행)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캐나다 중앙은행(BOC)은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금리를 기존 4.50%에서 4.75%로 25bp(1bp=0.01%포인트) 올렸다. 이 정도 수준이면 지난 2001년 이후 23년 만에 가장 높다.

BOC는 주요 7개국(G7) 중앙은행 중 가장 먼저 금리 인상 중단 신호를 주면서 올해 1월과 3월, 4월 실제 4.50% 동결 모드로 돌아섰다. 그러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정책 목표치(2.0%)를 한참 웃도는 4.4%까지 올라가면서 예상보다 빨리 금리 인상으로 전환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회의 전 시장이 보는 이번 인상 확률을 20%로 점쳤고, 다음달 가능성을 100%로 봤다. 그런데 BOC가 시장보다 한발 먼저 움직인 셈이다.



BOC는 성명을 통해 “인플레이션이 끈질기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CPI가 목표치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에 고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비는 놀라울 정도로 강하다”며 “초과 수요는 예상보다 훨씬 지속적이고 노동시장은 여전히 과열돼 있다”고 평가했다. BOC는 금리 수준을 두고서는 “경제를 균형으로 돌려놓을 정도로 충분히 제약적이지 않다”며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추후 인플레이션 흐름에 따라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한 것으로 읽힌다.

BOC의 전격 인상은 전날 호주 중앙은행(RBA)에 이은 것이어서 더 관심이 모아진다. RBA는 이번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금리를 3.85%에서 4.10%로 25bp 올렸다. 2012년 이후 최고치다. RBA는 BOC처럼 3월과 4월 금리를 동결한 이후 다시 올렸다. 호주의 4월 CPI는 캐나다보다 더 높은 6.8%에 달했다.

필립 로우 RBA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로 돌아올 것이라는 자신감이 줄었다”며 “인내심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플레이션이 길어질수록 목표치로 되돌리는데 더 많은 비용이 든다”며 추가 인상까지 시사했다.

캐나다와 호주의 예상 밖 ‘동결 후 빠른 재인상’ 행보에 주목 받는 곳은 연준이다. 월가는 연준이 이번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때 금리를 5.00~5.25%로 동결할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는데, 이같은 전망에 다소 균열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이번 FOMC 회의에서 25bp 올릴 확률을 30% 이상으로 보고 있다. 전날 21.8% 대비 높아졌다.

뉴욕채권시장에서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605%까지 올랐다. 전거래일과 비교해 8bp 이상 올랐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BOC는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이는 연준이 7월 이후 동결 모드로 갈 것이라는 점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