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문아' 변영주 "박해준 '부부의 세계' 내가 추천…알고 보니 최고의 악역"

by김보영 기자
2020.06.16 08:50:56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변영주 감독이 배우 박해준에게 ‘부부의 세계’ 출연을 권유하게 된 일화를 털어놨다.

(사진=‘옥탑방의 문제아들’ 방송화면)
어제(15일) 오후 방송된 KBS2 예능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는 영화감독 변영주가 게스트로 출연해 입담을 뽐냈다.

이날 변 감독은 영화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쏟아내 흥미를 돋궜다. 특히 자신의 영화 ‘화차’로 매체 연기에 데뷔한 배우 박해준을 캐스팅하게 된 비화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박해준은 최근 화제 속에 막을 내린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지선우(김희애 분)의 남편 이태오 역으로 열연, 각종 명대사를 만들어내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그런 그는 지난 2012년 개봉한 영화 ‘화차’를 통해 처음 세상에 얼굴을 알렸다. 변영주 감독은 그에 대해 “지금 우리나라에서 제일 나쁜 사람이 됐다. 국민 쓰레기라고 하지 않냐”며 그를 캐스팅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영화 조단역 오디션을 볼 때 이선균씨가 자기 후배들 중 소속사도 없어서 오디션을 볼 수 없는 친구들의 프로필을 모아 오디션이라도 보게 해다라고 했다”며 “그 안에 이희준, 박해준, 진선규, 김민재 배우가 다 있었다. 그걸 보고 ‘선균이가 준 프로필은 보물창고다, 이런 대단한 친구들이 있나’ 싶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박해준씨 학교 다닐 때 별명이 잘생겨서 아도니스였다고 하더라, 잘생긴 친구이지만 눈빛을 보니 무섭게 하면 진짜 무섭겠다 싶어 사채업자로 캐스팅했다”고 털어놨다.

박해준에게 ‘부부의 세계’ 출연을 추천한 것도 변영주 감독이었다고. 변영주 감독은 “박해준씨한테 작년에 연락이 왔다. 드라마가 들어왔는데 상대역이 김희애씨라고 하더라, 그래서 무조건 하라고 했다”며 “훌륭한 배우랑 함께하면 매일매일이 신날 거다, 무조건 해라, 너 너무 악역만 하면 안된다고 했는데 최고의 악역이었다. 저는 불륜이 있으면서도 따뜻한 멜로가 딸려 있는 그런 건줄 알았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사진=‘옥탑방의 문제아들’ 방송화면)
본인이 평소 카리스마 감독으로 주변에 알려져 있지만 겁이 많다고도 털어놨다. 변 감독은 “주변에서 넌 정말 용감해 라고 할 때마다 항상 하는 말이 있다. 덩치에 속지 마라. 저도 그냥 ‘덩치빨’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동물들을 무서워한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 존재들을 무서워한다”고 고백해 반전 매력을 뽐냈다.

반면 그가 쓴 시나리오는 다소 섬뜩한 내용도 많은 터, 이에 그는 “시나리오는 그냥 쓰는 거니까. 제가 그 안에 있는 것이 아니니까. 영화를 만들면서 가장 큰 재미가 머릿속 상상을 수많은 사람들이 실현 시켜주는 것이다. 촬영장에서 마음이 행복하다. 이 세계를 내가 만든 느낌이다. 근데 실은 제가 만든 것이 아니라 수많은 스태프들이 감독 욕을 하며 너무 힘들게 만든다. 현장에서는 절대 좋아하면 안된다. 모두가 고생해서 이 장면을 만들게 됐구나 하지만 마음 속에서는 쿵쿵 거린다”고 밝혔다.

변 감독은 최근 근황과 함께 차기작 계획도 전했다. 차기작으로 강풀의 ‘조명가게’를 영화화 하고 있다며 주연 배우 5명 중 2명이 이미 캐스팅을 완료했다고 전했다. 멤버들이 캐스팅에 욕심을 내자, 변 감독은 “연기자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말해주는 것이 ‘나는 일종의 줄을 타고 있는 사람이다’ 라고 한다. 이번 영화가 내 마지막 영화일 수 있다고 하면서 더 좋은 감독을 소개해주겠다고 한다. 줄에 잠깐 떨어져도 괜찮은 감독이 있다. 봉준호 감독, 최동훈 감독, 박찬욱 감독, 류승완 감독 등은 한 번 실패했다고 다음이 없는 것은 아니지 않냐”고 말해 폭소케 했다.

마지막으로 변영주 감독은 “6월과 7월 사이에 개봉을 해 영화를 상영하게 될 감독님들이 다음에 게스트로 출연하면 좋을 것 같다”며 “모두가 뭉클할 것 같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