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코스피, 침체 탈출 보인다"

by유준하 기자
2022.11.14 05:15:00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 인터뷰
“내년 코스피 2300~2850 전망”
“채권도 매력적…주식·채권 7대3으로”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지금은 금리가 높아 채권 투자도 매우 좋은 시기입니다. 4%의 금리가 보장된 국채에 투자하면 이자도 받으면서 금리 하락기에 채권가격 상승으로 매매 차익도 얻을 수 있어요. 채권과 주식투자를 병행하되 주식 비중 70%, 채권 비중 30%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사진=이데일리)
‘염블리’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지난 11일 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7% 오르는 데 그쳤다는 소식은 지난 주말 글로벌 증시를 뜨겁게 달궜다. 나스닥은 7% 이상 오르더니 재차 2%대 가까운 상승률을 거두는가 하면 국내 증시도 3% 넘게 오르며 환호가 이어졌다.

미국 CPI의 7.7% 상승은 지난 9월 기록한 8.2%보다 0.5%포인트 낮은 데다 물가상승률이 7%대로 떨어진 게 2월(7.9%) 이후 처음인 만큼 물가 상승세가 꺾였다는 기대감을 주기 충분했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7.9% 상승도 밑돌았다.

코스피 지수는 현재 2500선을 문턱에 둔 상황이다. 지난 11일에는 3.37%(80.93포인트) 급등한 2483.16에 거래를 마쳤다. 불과 보름 전만해도 2200선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파죽지세로 오른 셈이다. 현재 지수 밸류에이션에 대해 물어보니 돌아온 대답은 “여전히 저평가됐다”는 것이었다.

그는 “코스피 2500포인트 이하는 저평가라고 봐도 무방하다”면서 “코스피는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으로 보통 0.8배에서 1.2배를 오가는 경우가 많은데 금융위기 때 0.8까지 갔었다. 올해 PBR 1배는 2650포인트로 2500포인트 기준으로 PBR 0.94배로 여전히 저평가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PBR 1배는 2850으로 전망되는데, 내년 PBR 기준으로 2500은 0.87배로 저평가가 더욱 심화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주가는 항상 선행한다는 원칙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침체가 왔을 때 증시가 하락하는 게 아니라 침체가 오기 전에 증시는 미리 하락한다는 의미다. 그는 “반대로 내년 하반기부터 경기가 서서히 돌아서고 24년에는 본격 회복된다고 대부분 전망하고 있다”며 “지금 증시는 그러한 부분을 미리 반영해서 일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고물가와 고금리는 지속 중이라 중간중간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올해 기준으로 코스피 PBR 1배 근처인 2600이 1차 목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한국 신용리스크 주시해야…개인투자자들 증시 이탈은 당분간 지속

다만 최근 레고랜드 사태로 불거진 신용 리스크는 주시해야 한다고 봤다. 특히 부동산 시장 충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조심스러운 견해를 보였다. 염 이사는 “한국의 신용 리스크는 악재 트리거가 될 수 있다”며 “아직 한국 부동산 미분양이 지속되고 있고 건설, 증권사 유동성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라고 짚었다.

이어 “신용경색 해소를 위해 정부가 열심히 지원하고 있지만 완전 해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며 “부동산 미분양이 아직은 우려할 수준은 아니나 계속 늘면 한국 금융시장에 충격이 불가피한 만큼 부동산 흐름을 잘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투자자 예탁금이 점차 줄어드는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들 열기는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금융투자소득세가 강행된다면 개인투자자 이탈을 가속화할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개인투자자들 투자 열기는 꺾인 상황이라 예탁금 하락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며 “금융투자소득세까지 유예되지 않고 강행되면 개인 투자자 이탈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며 예금, 채권 금리가 크게 하락하기 전까지는 개인 이탈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채권 투자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염 이사는 “지금은 금리가 높아 채권 투자도 매우 좋은 시기인데 4%의 금리가 보장된 국채를 투자하면 이자도 받으면서 금리 하락기에 채권가격 상승으로 매매 차익도 얻을 수 있다”며 “채권과 주식투자를 병행, 주식 비중 70%와 채권 비중 30%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도 코스피 지수 범위 전망에 대해서는 “코스피 PBR 0.8배인 2300을 바닥으로 예상하며, 고점은 코스피 PBR 1배인 2850을 예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