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유치'부터 '성공개최'까지..조양호 회장의 결자해지

by성문재 기자
2014.07.29 06:00:00

유치위원장 시절 경험과 노력..조직위원장 밑거름
스폰서 유치·경기장 건설 등 과제 산적..해법 기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한진그룹 제공.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유치위원장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를 짓기 위해 헌신하겠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자리를 수락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진선 전 위원장이 지난 21일 갑작스럽게 사퇴한 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조 회장은 한진해운(117930) 정상화 등 그룹 재무구조개선 업무가 넘쳐있다는 이유로 고사했지만, 결국 결자해지(結者解之)의 대의(大義)를 존중했다. 그는 지난 26일 위원장 자리를 받아들이면서 “국내외 여러 인사로부터 권고도 있었고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조직위원장직을 맡게 됐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조 회장은 지난 2009년 9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을 맡아 2년 가까이 총 34개 해외 행사를 소화하며 지구 13바퀴에 달하는 50만9133km를 날아다녔다. 오로지 평창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2011년 7월 6일(현지시각)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라는 승전보를 한국민에게 전했다. 세 번째 도전 만에 성공했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가적 대업에 심부름꾼 역할을 하겠다”는 그의 소명의식은 당시 국제 스포츠계 경험이 없는 재계 총수가 동계 올림픽 유치에 성공할 수 있을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던 상황을 극복했다.

조 회장이 50번에 걸쳐 해외 출장길에 오르며 IOC 위원 110명 중 100여명을 만나 평창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평가단과 버스에 함께 타 “나는 오늘 평창까지 가는 버스의 수석 사무장으로, 가시는 동안 편히 모시겠으며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해 달라”고 해 평가단으로부터 웃음과 함께 박수갈채를 받은 일화는 유명하다.

조 회장이 이런 소명의식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부친인 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 영향이 크다. 고 조중훈 회장은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프랑스와 아프리카 IOC 위원들의 표심을 잡는 데 공을 세운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81년 9월 독일에서 전해진 ‘바덴바덴의 기적’이 대를 이어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로 이어진 셈이다.



조 회장의 리더십은 ‘오케스트라 지휘자’에 비유된다. 다양한 출신으로 구성된 유치위원회 조직이 아름다운 화음을 내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그의 스포츠 리더십은 지난 2008년 대한탁구협회장 취임 당시 난맥상을 보이던 대한탁구협회를 이끄는 과정에서 이미 인정받았다.

조 회장은 앞으로 쉽지 않은 과제들을 풀어나가야 한다. 우선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성공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스폰서 유치가 가장 시급하다.

최근 통신사 KT와 스포츠의류업체 영원 노스페이스와 후원계약을 체결하긴 했지만, 아직의 30%도 못 채웠고, 마케팅 수입으로 약 9000억원을 확보해야 하는 평창 조직위로서는 한진그룹 총수인 조양호 회장 효과에 의지할 수 밖에 없다.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과 스키 활강경기장이 아직 착공에 들어가지 못하는 등 경기장 건설에 적신호가 켜진 것도 조 회장이 해결해야할 중요한 과제다. 경기장 건설 주체는 강원도지만 동계올림픽 진행이 차질을 빚는다면 조직위원장으로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최근 한진에너지가 보유하고 있던 에쓰오일(S-OIL) 지분 전량을 2조원에 매각하며 한진그룹을 짓눌렀던 재무구조 개선의 짐을 털어냈다. 조 회장이 더 큰 자신감으로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을 위해 달릴 수 있도록 국민의 응원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