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 이효리...화제의 드라마 중심에 '무늬만 스타' 있다

by김은구 기자
2008.09.03 10:36:15

▲ 이영애와 '막돼먹은 영애씨'에서 이영애 역을 맡은 김현숙(사진 위), 이종원과 '엄마가 뿔났다'에서 이종원을 연기하는 류진.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이영애. 빼어난 미모에 연기력까지 갖춘 대표적인 여자 한류스타 중 한명이다. 이영애는 드라마 ‘대장금’과 영화 ‘친절한 금자씨’ 등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또 다른 이영애가 있다. 그녀는 나름 인기를 끌고 있기는 하지만 예쁘지도 않고 오히려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 등 서른살 넘은 노처녀의 치열한 사회생활을 통해 ‘골병든 미스’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케이블채널 tvN의 다큐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에서 김현숙이 연기하는 주인공이 바로 이영애다.

드라마에 스타의 이름을 지닌 캐릭터들이 늘고 있다.

이영애뿐만이 아니다. KBS 2TV 주말드라마 ‘엄마는 뿔났다’에서 류진이 맡은 역할은 변호사 이종원이다. 이종원이라는 이름이 희귀한 것은 아니지만 배우 중에도 이종원이 있고 배우 이종원은 ‘엄마가 뿔났다’와 같은 날 방송되는 SBS 주말극장 ‘행복합니다’에 출연했다.

또 KBS 1TV 일일드라마 ‘너는 내 운명’에서 김효서가 연기하는 김나영과 김정난이 연기하는 반소영 역시 연예인의 이름이다. 김나영은 예능프로그램에서 거침없는 입담으로 ‘여자 노홍철’이라는 별명을 얻은 연예인이고 반소영은 모델출신 탤런트로 KBS 2TV ‘전설의 고향’과 ‘아이 엠 셈’에 출연했다.

8월3일 종영한 MBC ‘천하일색 박정금’에서 손창민이 맡았던 정용준 역은 애초 시놉시스에서 극중 성은 배씨였다. 또 현재 MBC가 방송을 준비 중인 새 시트콤 ‘오 나의 슈퍼스타’의 주인공 이름은 섹시스타 이효리와 같은 효리다.



드라마 작가들은 작품 속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짓는데 적잖이 고민하게 마련이다. 별 의미 없이 흔하고 일상적인 이름을 붙이더라도 많은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새로 짓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름이 그 캐릭터를 대변할 때는 작명이 더 어렵다.

그런 상황에서 유명한 스타, 연예인의 이름을 드라마 속 등장인물에 차용하는 것은 그 캐릭터를 시청자들이 연상케 하고 더 나아가 패러디를 통해 반전의 재미를 느끼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천하일색 박정금’에서 당초 배용준이었던 정용준의 캐릭터는 한류스타가 아닌 안과의사지만 실력과 자상함, 유머러스함까지 갖춘, 실제 배용준 못지않은 ‘훈남’이다. ‘오 나의 슈퍼스타’의 주인공 효리는 현실의 어려움을 꿋꿋하게 헤쳐 가며 스타를 꿈꾸는 연예인 지망생으로 이효리의 데뷔기를 연상케 한다.

제목에서 이영애를 패러디한 게 아닌지 의혹(?)을 받기에 충분한 ‘막돼먹은 영애씨’의 이영애는 스타가 아닌 평범하게 살아가는 노처녀 이영애의 모습을 통해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같은 이름의 스타, 연예인과 극중 연예인의 이름을 가진 캐릭터를 비교하며 드라마를 시청하는 것도 재미를 더해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