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 입은 아기, 격리자라 입원 거부”…SOS에 달려온 의사

by장구슬 기자
2020.12.19 00:03:00

자가격리자 분류 10개월 아이, 입원 거부당해
아이 아빠 온라인 커뮤니티에 도움 요청
김영민 화상 전문병원 원장, 아이 치료 나서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자가격리자로 분류돼 전신 화상을 입고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생후 10개월 된 아이를 위해 달려온 한 의사의 사연이 훈훈함을 안겼다.

(사진=SBS 뉴스화면 캡처)
지난 17일 SBS 보도에 따르면 3일 전 강 모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통보를 받고 치료시설 이송을 기다리던 중 함께 집에 있던 생후 10개월 된 아이에게 큰 사고가 발생했다. 뜨거운 물이 쏟아져 아이가 얼굴과 팔에 화상을 입은 것이다.

응급 처치 뒤 병원에 입원시키려 했지만, 자가격리자로 분류된 아이를 받아주는 곳을 찾기 어려웠다.

강씨는 SBS에 “(아이가)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검사 결과가 안 나왔으니까 입원이 안 된다(고들 말했다”고 전했다.

강씨는 급한 마음에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도움을 요청했고, 근처 화상 전문병원 의사와 연락이 닿았다. 강씨의 간절한 호소에 답한 의사는 화상외과 원장 김영민 씨였다.



김 원장은 보건소 역학조사관과 동행해 구급차에서 레벨D 방호복을 입고 아이를 치료했다.

김 원장은 “(당시 아이는) 응급 처치만 돼 있는 상태이고, 추가적인 드레싱(상처 처치)이 필요할 거라 판단됐다”고 전했다.

이후 아이는 다행히 다른 화상전문병원에 입원했지만, 자가격리 대상 응급환자 발생 문제가 숙제로 떠올랐다.

김 원장은 “예를 들어 맹장(염)에 걸렸다든가 복막염이 생겼다면, 이런 환자들이 자가격리 기간에 분명히 생길 수 있다”며 “그런 환자들은 사실 이런 방법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고 말했다.

한편 병원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로 세간의 관심과 감사 인사가 쇄도했지만, 김 원장은 코로나19와 싸우는 일선 의료진에 공을 돌렸다.

김 원장은 “의료진들이 너무나 고생하시는데, 한 번 가서 아이를 치료해준 것에 주변에서 칭찬해주시는데 너무 부끄럽다”고 말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