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지혜 기자
2020.12.12 00:01:26
필리버스터 중 "성범죄는 스트레스로 이뤄져"
발언 사과하면서도 민주당 비판에 '발끈'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 본회의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중 “성폭력 범죄는 충동에 의해 이뤄진다”고 발언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사과를 요구하자 “어이없다”며 유감을 나타냈다.
김 의원은 이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필리버스터 과정에 제가 했던 말에 대해 평소 소중한 의견으로 받아들였던 권모 변호사님, 김해 김모 님 등이 따끔한 질책을 해주셨다”고 운을 뗐다.
그는 “사실 전체 주제 중에 극히 짧은 이야기였고, 그 이야기의 전후를 들으면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고 조두순 같은 특정 부류의 범죄자에 대한 지금의 대책이 오히려 재범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것이었는데, 민주당에서는 그걸 ‘역시 아무나 필리버스터 못한다’하며 일부분만을 뜯어내 확산시키는 것을 보고 매우 화가 났다”고 했다,
이어 “다른 곳도 아니고 박원순 피해자를 공격하는 무리에게 그런 모략을 당하는 것을 용납하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성폭력 피해자 지원에 대한 관심이 많다. 그래서 얼마 전 조두순 출소를 앞두고 그 피해자를 지원한 신모 교수님과 대화를 나누었다”며 “조두순의 심리상태와 수형기간 중의 교정 여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듣다, 조두순 같은 유형은 통상적인 판단능력과 인지능력이 없기에 현재 말하는 재범 방지책이 오히려 재범위험성을 키울 수 있다는 말씀을 들었다. 그런 부류는 각종 제한이 오히려 스트레스로 작용하여 충동을 발화시킬 위험이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실무에서 경험한 내용도 유사한 사례가 많았다. 발찌 같은 것은 그냥 끊고 오히려 흉폭해지는 부작용도 봤다. 그래서 심리치료와 피해자 및 지역에 대한 지원이 병행되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완전 관심 밖인 것에 대해 문제 제기도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성폭력피해자 지원 이야기를 하다 조두순 사례를 이야기한 것인데, 본의와 달리 전달된 것 같다”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평소 산재와 성폭력 피해자 지원에 대한 소신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다른 곳도 아니고 민주당에서 그걸 호도하는 것은 참 어이가 없고, 그런 무리에 빌미를 제공한 것 같아 스스로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이런 범죄의 재범을 막는 방법에 대해서는 좀 더 과학적이고 냉철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실망하신 분들께는 죄송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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