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정은 기자
2019.03.31 00:09:26
까다로운 인증 절차에 믿고 먹는 '할랄 푸드'
할랄 인증 간식, 할랄 음식 직접 먹어봤다
실제로 할랄 푸드를 경험해보고 싶어하는 의향은 비교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1000명의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한 트렌드 모니터의 조사에 따르면 전체의 57%(570명)가 향후 할랄 푸드를 먹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최근 할랄 푸드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는 김성희(가명. 27) 씨는 "소비자로서는 종교의 문제를 떠나서 깐깐한 할랄 푸드 인증을 받았다고 하면 믿음이 가는 것 같다"며 “동시에 이색적이고 특이할 것 같아서 한 번 먹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스냅타임이 할랄 푸드를 먹어보러 직접 이태원에 다녀왔다.
할랄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이슬람교도인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도록 허용된 것’을 총칭하는 용어로 아랍어로 ‘허용된 것’이라는 뜻이다. 이슬람 국가들에서는 식음료, 화장품, 의약품 등 제품과 여행, 물류, 금융 등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할랄이 적용되고 있다. 할랄 푸드는 알코올이 들어 있지 않은 상품, 소·양·산양·사슴·닭·오리 등의 육류, 우유(소·낙타·산양의 젖), 민물고기를 제외한 생선, 신선한 야채·과일, 말린 과일, 견과류와 콩류다.
할랄 인증 간식은 이태원 이슬람 사원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이슬람 사원 주변 'national foods mart'에서 다양한 할랄 푸드를 판다. 가게에 들어가면 다양한 국내외 음식들이 있다. 할랄 푸드 인증 마크가 따로 있기는 하지만 가게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사장님께 물어봤다.
가격은 한국 과자, 컵라면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처음 사는 낯선 간식에 돈이 많이 나올 것이라 예상하며 꽉 쥐고 있던 카드를 선뜻 내밀었다. 과자와 컵라면 모두 1000원~2000원 정도였다. 가게에서 만난 익명의 한 손님은 "외국 제품이고 엄격한 과정을 거쳐서 생산된 할랄 제품이라고 하니 비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할랄 인증 간식 맛 또한 익숙한 맛이었다. 요즘 길거리에 많이 보이는 세계 과자 할인점에 가면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외국의 과자들과 비슷한 맛이었다. 한국 과자 중에 맛이 비슷한 과자는 아직 찾지 못했다.
다만 인도네시아에서 온 컵라면은 향신료 맛이 강했다. 치킨소토맛 컵라면은 향신료를 잘 먹는 사람들도 중간에 포기하기에 이르렀고, 매운맛 컵라면은 고수 향이 강했다. 자칭 '고수의 고수'는 매운맛 컵라면을 국물까지 다 먹었다. 베트남 쌀국수나 태국 ?양꿍 같은 음식을 잘 먹는 분들이라면 할랄 인증 컵라면도 문제없을 것이다.
다음은 요르단 전통의 할랄 음식을 먹었다. 처음 먹는 음식이다 보니 직원분이 추천해주는 것을 그대로 시켜 먹었다. 특이했던 점은 제일 먼저 소스를 골라야 한다. 그 다음으로 애피타이저, 샐러드, 메인 메뉴 순으로 주문하면 된다.
음식을 다 먹고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직원분이 아직 식후 차가 나오지 않았다며 급히 일어났다. 다시 앉아 기다리는데 요르단에서는 식후에 차를 마시는 전통이 있다며 전통차를 가지고 오셨다. 알던 맛, 홍차였다.
할랄 푸드가 '특별하고 다른' 맛일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 민망해질 만큼 모두 ‘알던’ 맛이었다. 사실 ‘특별하고 다를 것’이라는 생각은 낯선 것에 대해 쉽게 가진 선입견이었다.
/스냅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