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블러프 골프장에 가보니..바람 이용한 티샷 "장타, 꿈이 아니야"

by김인오 기자
2014.12.23 06:00:00

'백상어' 그렉 노먼, 링크스코스 설계
굴곡진 페어웨이-모래언덕 많아
어려운 코스로 도전정신 자극

블러프 골프장 전경(사진=골프몬스터)
[붕따우(베트남)=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갓 10개월 된 막내 딸을 뒤로하고 집을 나섰다. 같이 사는 분(?)에게도 표정에 미안함을 한가득 담아 보였다. 하지만 마음은 며칠 전부터 설렘의 연속이었다. 생전 처음 떠나는 베트남 여행길이기 때문이다. 올겨울 최고의 한파가 몰려왔다는 바로 그날. 인천공항 브리지를 건너 베트남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목적지는 베트남의 옛 수도 호치민 남서쪽에 위치한 더 블러프 호트램 스트립 골프코스(The Bluffs Ho Tram Strip Golf Course)다. 비행기로 약 5시간을 날아간 후 자동차로 1시간30분을 더 가면 골프장이 있는 소도시 바리아 붕따우가 나온다. 그렇게 만난 블러프 골프장. 18홀 코스 전체에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천혜의 위치에다 사막 위에 얹어놓은 듯한 이색 코스에 7시간의 여독은 말끔히 사라졌다.

블러프 골프장은 ‘백상어’ 그렉 노먼(호주)이 세계 100대 코스를 목표로 야심차게 설계했다. 코스길이 7007야드(파71)로 이뤄진 이곳은 링크스 코스를 접할 기회가 적은 한국 골퍼들의 입맛에 제격이다. 페어웨이는 양탄자 모습 그대로다. 해변가에 위치한 모래언덕에 코스를 조성한 탓에 완벽에 가까운 자연 배수장치 역할을 한다. 여기에 캐디들의 노력도 한몫한다. 샷을 마치면 곧바로 잔디씨를 뿌려준다. 디봇 하나 없이 매끈한 코스를 유지하는 비결이다. 또한 2인승 전동카트가 코스 내에 진입할 수 있어 하루 36홀을 돌아도 거뜬하다. 이른 아침 골프장을 찾으면 바다 위 일출까지 감상할 수 있어 색다른 경험도 기대할 수 있다.

‘같은 코스, 다른 느낌’은 블러프 골프장의 매력이다. 수시로 바뀌는 해풍과 굴곡진 페어웨이가 골퍼들의 도전정신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클럽하우스를 중심으로 360도를 돌며 배치된 각 홀은 시간대마다 해풍이 다르게 불고 페어웨이 주변에 황량한 모래언덕이 많다. IP지점(티샷 안착 지점)이 감춰진 홀도 많아 다소 난해하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호리병처럼 세컨샷 지점이 충분히 넓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이용하면 장타자의 꿈도 이룰 수 있다. 코스를 한번 경험하면 공략은 쉬워진다. 두 번째 라운드에서 스코어가 10타 줄어든 이유다.



골프장과 리조트를 담당하고 있는 하이엔 PR 매니저는 “한류의 영향으로 캐디들도 간단한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다. 완벽한 의사소통은 불가하지만 가벼운 농담을 주고 받는 동안 18홀 라운드는 금세 지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해외골프투어에서 명품 코스만큼 중요한 게 바로 숙소다. 편안한 휴식처는 여행의 만족도와 직결된다. 블러프 골프장 길 건너에는 5성급 호텔인 더 그랜드 호텔이 자리잡고 있다. 호텔과 골프장을 셔틀버스가 쉴새 없이 순환하고 있지만 산책 삼아 걷기에도 부담이 없는 거리다.

541개 객실을 보유한 더 그랜드 호텔은 카지노와 스파 그리고 바다를 배경으로 한 수영장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최고급 호텔이다. 먹거리도 부족함이 없다. 뷔페식으로 제공되는 아침 식사에는 베트남 전통 면 요리부터 육류, 해산물, 열대 과일까지 진수성찬이다. 일식, 중식 등 다양한 전문식당이 갖춰져 있고, 한국인 셰프가 직접 요리하는 한식당도 곧 문을 연다.

명품 골프장과 럭셔리 호텔이 어우러진 이곳은 골프투어 전문여행사인 골프몬스터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황명훈 골프몬스터 대표는 “블러프 골프장과 그랜드 호텔은 때가 묻지 않은 순수한 곳이다. 골프와 힐링을 원한다면 이곳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다”며 “1월과 2월에는 블러프 골프장에서 아마추어 골프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문의)02-406-56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