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쇼'도 순위제 도입…케이블 가요 순위프로그램도 3파전

by김은구 기자
2014.09.02 09:00:29

티아라 지연과 걸스데이 혜리가 MC를 맡고 있는 SBS MTV ‘더 쇼’(왼쪽 위)가 순위제를 도입하면서 슈퍼주니어 강인이 진행하는 MBC뮤직 ‘쇼 챔피언’(오른쪽 위)과 정준영, 안재현이 MC이 Mnet ‘엠카운트다운’의 경쟁구도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케이블 채널 가요 순위프로그램이 3파전 시대를 맞는다.

SBS MTV 가요 프로그램 ‘더 쇼:올 어바웃 K팝’(프로듀서 양재영, 이하 ‘더 쇼’)가 오는 10월28일부터 순위제를 도입한다. 이에 따라 그 동안 Mnet ‘엠카운트다운’과 MBC뮤직 ‘쇼 챔피언’ 쌍두마차 체제였던 케이블채널 가요 순위프로그램 경쟁구도에 변화가 관측되고 있다.

가요 프로그램의 순위제 도입은 투표 등을 통한 시청자들의 직접 참여와 순위 결과로 흥미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SBS MTV 측에 따르면 ‘더 쇼’에 도입될 순위제는 국내에 국한되는 게 아닌, 중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권을 아우르는 K팝 순위가 될 예정이다. ‘더 쇼’는 매주 화요일 오후 6시 국내 두 개 케이블채널 SBS MTV와 SBS funE와 함께 중국 대형 동영상 사이트 투도우에서도 생방송되고 있어 이를 기반으로 한국과 중국의 실시간 투표도 준비 중이다.



‘엠카운트다운’은 일찌감치 음악 전문으로 입지를 다진 Mnet의 채널파워와 매주 목요일 방송되는 점 등으로 금요일 KBS2 ‘뮤직뱅크’로 시작되는 지상파 가요 순위프로그램들과 대등할 정도로 키워온 위상이 위협받게 됐다. ‘더 쇼’와 ‘쇼 챔피언’ 모두 지상파 채널에서도 녹화로 방송되고 있기 때문이다.

‘쇼 챔피언’은 격주로 MBC에서 새벽 1시30분~2시30분대에 편성한 ‘MBC플러스타임’을 통해 방송된다. ‘더 쇼’는 생방송 6시간40분 후인 매주 화요일 밤 12시40분에 SBS에서 방송되며 매주 금요일 일본 지상파 TBS를 통해서도 현지 녹화방송이 되고 있다. 유료채널 가입이 필요 없는 지상파에서 시청할 수 있는 프로그램, 한번의 출연으로 해외 팬들에게까지 공연을 선보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은 출연 가수들에게 분명한 이점이다.

‘더 쇼’는 이제 매주 첫 방송되는 가요 순위프로그램이 됐으며 ‘쇼 챔피언’도 ‘엠카운트다운’에 앞서 순위를 발표하는 만큼 ‘엠카운트다운’으로서는 협공을 받는 격이 됐다. 그 동안 ‘엠카운트다운’과 ‘쇼 챔피언’은 가수들의 컴백 첫 무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등 ‘그 둘만의 리그’를 치러왔다. 일부 신인 가수들의 경우 컴백 첫 무대로 ‘엠카운트다운’과 ‘쇼 챔피언’ 둘 중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하나는 출연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더 쇼’의 순위제 도입은 가수들과 기획사에 출연 기회의 폭을 넓혀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가수 출연에 관한 특정 프로그램들의 횡포를 줄여줄 것으로도 기대를 갖게 한다.

대부분 가요 순위프로그램들이 컴백 활동을 하는 가수들 중 인기 위주로 출연진을 결정하는 상황에서 별다를 게 없는 순위 프로그램이 또 하나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인기 가수들 입장에서도 가요 순위프로그램의 증가는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획사 관계자는 “어느 정도 인지도가 생긴 가수들은 한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제작진 눈치 때문에 다른 프로그램에도 출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케이블과 지상파를 포함해 6개 채널의 가요 순위프로그램에 모두 출연을 한다면 행사, 공연 등 실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활동에는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